‘최순실 게이트’ 덮친 재계 좋은 일 했는데 돌아온 것은 검찰 수사 ‘당혹’

재계는 삼성을 시작으로 특혜 논란에 휩싸인 그룹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한 그룹 총수들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이번 삼성 서초사옥 본사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검찰의 칼끝이 어디를 향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 상황에선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그룹 중 특혜 의혹으로 각종 논란에 중심에 선 그룹이 삼성 다음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 이후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주요 그룹 총수 7명과 독대를 한 사실이 검찰이 확보한 청와대 업무기록을 통해 알려지며 이들 그룹부터 줄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재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현했다는 그룹들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검찰 소환에 불려가는 처지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재단에 자금 출현 빌미로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그룹 총수와 오고 간 대화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나눠진다.
◆삼성 압수수색…검찰, 기업수사 ‘신호탄’
재계에 대한 검찰의 칼끝이 먼저 삼성에 향한 것을 두고 재단에 출연한 기금을 빌미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과 이외에 최순실씨 딸인 정유라씨 승마지원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또 이른 아침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을 두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 소환 조사를 두고 ‘늑장수사’ ‘황재 소환조사’라는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은 이후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사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지난 5일 최순실씨와 그의 딸이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에 약 35억원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김모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최씨측에 건넨 자금의 출처와 사용에 관한 것을 조사했다.
삼성측이 최씨에게 건넨 돈은 지난해 9~10월 비‘코레스포츠’로 송금됐으며, 국내 은행을 거쳐 독일 현지 은행의 회사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 돈의 성격에 대해 회장사 차원에서 유망주 육성 차원에서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의혹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것은 이 돈의 대부분의 혜택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돌아간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8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검찰 소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이날 압수수색엔 박 사장의 집무실과 자택이 포함됐다. 박 사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최순실씨와 만나 삼성전자의 지원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최순실씨 딸 정씨에 대한 지원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은 것은 물론 최씨로부터 삼성에 대한 지원 여부가 있었는지 등 박 사장의 입이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것도 이례적이다.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기 이전에는 한화그룹에서 승마협회장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2014년 삼성전자가 방산사업을 한화그룹에 매각한 이후 2015년 한화그룹으로부터 대한승마협회장을 넘겨받는다. 삼성전자는 2010년 승마단을 해체한 이후 현재는 장애우를 위한 재활 승마 프로그램 이외에 승마단을 운영하지 않고 있어 정씨 지원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검찰은 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를 출국 금지했다.

◆박 대통령 독대 그룹 총수 줄 소환 되나
한편,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단 간담회’ 이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지원 관련 그룹 총수 7명이 박 대통령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초미의 관심사는 그룹 총수 소환 가능성이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진협의회 의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박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검찰은 기자들에게 “기업의 출연금 관련 의혹은 케이스마다 상황이 다르고 출연금 배경도 전수조사를 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맞춰봐야 한다”며 “국민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고려하겠다. 기업들이 사실에 부합하게 얘기를 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총수들도 불러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계는 검찰의 소환 방침에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재단 출연에 대해 국익 차원에서 출연 결정을 내렸는데 돌아온 것은 검찰 조사다”며 “재단에 출연한 기업들을 소환할 수 있다는 검찰 방침에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검찰은 8일 오후 현대차그룹 대관 업무를 맡고 있는 현대자동차 박모 부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시작하면서 대기업 줄 소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가 68억8천만원, 현대모비스 31억9천만원, 기아자동차 27억3천만원 총 128억원을 미르·K스포츠재단에 내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출연했다. 현대차그룹은 실소유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차은택씨 광고 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그룹 광고 6편을 수주, 제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을 받고 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아 현대차그룹 광고를 대거 수주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박모 부사장을 상대로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맡긴 이유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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