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성 밝혀지면 사법처리 배제 못해

검찰에 소환된 당사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다.
일단 이번 소환은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는 점에서 각 그룹들은 안도하고 있지만 대가성이 밝혀질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도 배제할 수 없어 아직까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이번 주 제 3의 장소인 ‘안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두 재단에 대한 압박성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를 한다는 방침을 청와대로 통보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소환 조사 이후 박 대통령과 독대한 총수에 대한 재소환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 따가운 눈총…‘대가성’은 부인
이번 검찰에 소환된 총수들은 일단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 지원 출연에 대해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가성이 있다면 뇌물죄 적용이 되 사법 처리 여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입을 맞춘 듯 대가성이 없다는 것으로 해명했다.
이번에 소환된 각 그룹들에 거론되고 있는 의혹들을 살펴보면 우선 삼성그룹은 재계 중 가장 많은 204억원을 두 재단에 출연한 것 외에 별도로 최순실 모녀 소유의 코레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한화와의 방산·석유화학 업체 빅딜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특혜 의혹 등이 불거졌다.
삼성그룹측은 빅딜과 합병은 경영적 판단에 따른 거래와 절차로 이뤄졌다며 특혜 의혹 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검찰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해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호장이 검찰 소환 조사에서 12시간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수뇌부의 추가 소환도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선 삼성그룹이 사법처리 여부에 대한 대비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은택씨 관련 광고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씨 실소유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는 회사 설립 몇 개월만에 60억원 규모의 현대차 광고를 수주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차씨 배후를 의식해 지원했다는 의혹이다. 현대차그룹은 일감몰아주기 지적에 따라 광고물량을 중소업체에 배정하고 있으며 특혜는 없었다는 해명이다.
두 재단에 자금 출연을 한 대가로 SK, CJ그룹은 그룹 총수 사면 부탁 의혹을 , 롯데그룹은 롯데비자금 수사 관련 부탁 의혹을 사고 있다. SK그룹은 사면은 법적 절차에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CJ그룹 역시 대가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지도록 할 것이라는 해명 입장이다. LG그룹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점이 없다는 점에서 한결 부담이 없는 상태고 재단 출연 역시 공익성 사업에 기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 그룹들은 자금 출연에 대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국익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재원 했는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나서 돌아온 것은 ‘대가성’이 있는지 의혹을 제기하면서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이들 그룹에 대한 국민들은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이번 총수들의 소환 조사가 비공개로 주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검찰은 대기업에서 요청이 있었고 이번 주 있을 박 대통령의 소환 일정을 고려해 일정상 주말에 소환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 소환 분수령…재소환 배제 못해
한편, 그룹들은 100만 촛불 시위 이후 향후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 요구가 봇물 터지는 시점에서 이번 주 박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늦어져도 다음 주 초에 이뤄질 가능성에서 박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지켜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 그룹들이 향후 있을 수 있는 검찰 소환 보다 더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박 대통령과 관련된 ‘최순실 게이트’ 낙인 딱지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전경유착의 꼬리표로 인해 이미지 실추 외에도 대외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에 관련된 그룹들이 대가성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현 상황에서 이들 그룹의 이미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검찰 소환이 앞으로 더 있을 것도 배제할 수 없어 내년 사업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명하고 신속한 수사로 의혹에 대한 각 그룹의 해명대로 종결될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이번 소환으로 끝나지 않고 재차 이뤄질 경우 내년 사업 경영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해외사업의 경우 그룹 총수 일정을 짜는데 수정이 불가피해 난감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투명한 수사가 이뤄져 제대로 해명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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