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광고사에 일감몰아주기 의혹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가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창규 KT회장이 밝힌 목표로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내년 회장 연임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각종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기업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KT 역시 우호적이지 않아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낙하산 인사 의혹 ‘곤혹’
황 회장은 2014년 1월 배임혐의로 KT를 떠난 이석채 전 회장의 빈자리를 매울 구원투수로 등판해 취임 후 2년9개월여 동안 KT의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며 견조한 성적표를 올렸다.
황 회장은 취임 후 그동안 관료문화에 깃든 KT의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동시에 방만 경영을 뜯어고치고자 8300여명이 직원을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과 KT렌탈, KT캐피탈 등 알짜 비통신 계열사들을 매각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비대한 조직의 KT의 체질개선 작업은 바로 성과로 나타났다. 22조원에 육박한 부채는 17조원대로 감소했고, 2013년 4천억원대 영업적자를 1년 만에 1조2천억원대 흑자로 돌려놨다. 그리고 LG유플러스와 공조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막아냈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내자 연임과 정계 진출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초 연임도 무난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상황이 급반전됐다. 이동수 KT IMC부문장(전무)이 ‘최순실 사단’의 측근인 차은택씨의 낙하산 인사였다는 의혹이 드러나면서 황창규 회장에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황창규 회장이 청와대 지시로 이동수 전무를 영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전무는 차씨와 함께 광고제작 ‘영상인’에서 1년간 근무한 측근으로 20여년간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2월 KT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해 11월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는 IMC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무는 차씨의 실소유주인 광고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KT 영상광고 24편 중 11편이 차 씨 소유 광고사가 제작한 광고다. 이에 대해 KT는 “올 2월부터 9월까지 24건의 방송광고 중 차씨 소유 아프리카픽쳐스가 제작에 참여한 광고는 6건이며 업계 관행에 따라 KT는 광고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을 뿐 제작 및 연출의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동수 전무는 이와 관련 지난 15일 사임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