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어 눈병 걸린 학생 눈 만지거나 하는 방법 동원
“눈병 좀 옮겨 줘. 내가 500원에 살게.”
요즘 진주 일부 학생들 사이에 일부러 ‘아폴로 눈병’에 걸린 친구로부터 눈병을 옮기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서 눈병 옮기기가 유행하게 된 것은 학교에서 눈병 확산을 막기 위해 학생을 등교하지 말도록 하면서 시작되고 있다.
ㄱ 군은 “학교와 학원 등에 가지 않고 집에서 게임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친구한테 눈병을 옮겨 받게 됐다”라며 “잠시 아픈 것보다 공부하기가 더 싫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건교사 ㄴ 씨는 “눈병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단순히 조퇴나 결석을 하기 위해 너무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라며 “아이들에게 눈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주고 있지만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진주에 있는 한 중학교 학교장은 아폴로 눈병이 처음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 7월 다른 학생들에게 눈병이 전염될 것을 우려, 눈병 걸린 학생들에게 등교하지 말도록 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눈병에 걸리면 학교를 안 가도 된다’라는 내용의 소문이 퍼지게 됐으며, 개학과 동시에 학생들 사이에서 눈병 옮기기가 유행하고 이에 따라 눈병도 급속도로 확산됐다.
교사 ㄷ 씨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취한 등교 중지가 오히려 눈병 확산을 부추기는 촉매제가 된 것 같다”라며 “학교와 학원을 가기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의 실상을 바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처럼 눈병 확산을 막기 위해 내린 등교중지가 오히려 친구들 사이에 눈병을 전염시키는 양상으로 번지자 학교장은 등교중지 대신 학생들을 특별실에 격리시킨 뒤 학년별로 전담 교사를 1명씩 배치해 수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이에 한때 눈병에 걸린 학생이 30명을 넘었다가 지금은 점차 줄어드는 등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학교장은 “학생들이 학교에 안 가려고 눈병에 걸린 학생의 눈을 만지거나 서로 눈을 비비는 방법으로 전염시키고 있으며, 심지어 돈을 받고 파는 일까지 빚어졌다”라며 “눈병에 걸려도 학교에 간다는 인식을 심어주자 다소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14일 현재 진주교육청 관내에 있는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초등학교 4개, 중학교 13개, 고등학교 10개 등 모두 27개 학교에서 1354명의 학생이 눈병에 걸렸다.
이들 학교 중 진주여중과 진주중앙중 등 2개교는 눈병에 걸린 학생들에게 등교를 중지하라는 통보를 해 놓은 상태이며, 나머지 학교는 격리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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