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청와대는 21일 국회에서 추천한 총리를 임명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 상황변화로 사실상 철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정세균 국회의장 방문시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권한에 대해 한 말에는 입장변화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야당과 대화를 통해 사태를 풀어가야 한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청와대 입장과 관련해 이같이 전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정 의장과의 국회 회동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 분을 총리로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청와대에서 내정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사실상 철회할 의사를 내비친 바 있는데, 정 대변인은 21일 오전 브리핑에서 전날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보고 있는 검찰 수사 상황을 의식한 듯 “지금 상황이 좀 달라졌지 않았냐”고 말해 박 대통령이 입장을 번복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오전 브리핑 당시 정 대변인은 국회로부터 총리 추천받겠다던 박 대통령 제안이 철회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대통령 제안에 야당은 계속 거부를 해왔고, 다른 뜻으로 말을 하고 요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나”면서 “조건이 좀 달라졌으니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사실상 철회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답변을 내놔 논란을 확산시켰다.
 
다만 이에 대해서도 정 대변인은 이날 해명 차원에서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전 브리핑에서 말한 ‘지켜보자’는 것은 야당의 주장에 일관성이 없으니 우리로선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날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공모했다고 밝힌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급격히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의식한 청와대가 어차피 대통령 임기보장이 되지 않는다면 굳이 야권이 추천하는 총리를 추천해주지 않고 현재의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대행을 맡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속내를 내비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