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지난 22일 동반 탈당을 선언하며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과 찾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 전 대표가 사실상 새누리당 봉합 차원에서 대선 불출마를 꺼내들면서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탈당 현상이 잦아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비대위를 구성을 전제로 1·21 조기 전당대회의 취소를 새누리당 현 지도부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탄핵 정국에서 탈당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정현 대표는 김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현 지도부 즉각 사퇴에 거부하며 12월 21일에 사퇴할 것이라고 버티기에 나섰다. 전날까지만 해도 즉각 사퇴를 숙고해보겠다고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인 이 대표가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정전석 원내대표로부터 제안을 받고 김 전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비상시국회의와 현 지도부와의 문제 해결을 위해 3대3 회의체를 만들어 당 내홍을 봉합하기 위한 카드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은 모양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의 탈당,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카드도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상황인 지금의 새누리당은 생명력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남 지사는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공적 기구를 사유화했다”면서 “새누리당은 이를 막기는커녕 방조·조장·비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계속 버티기 모드를 지속하고 있는 현 이정현 대표 체제로는 탈당 도미노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
집권 여당이 지금의 모습으로 전락하리라곤 상상할 수 없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정치 격언처럼 계속 박 대통령을 엄호하고 버티기에 나서고 있는 새누리당이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부패가 터지고 있는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기 그지없다.
현재 새누리당이 지지율은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에 따르면 11월4주차 기준 17.6%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수도권에서 국민의 당 에게 밀려 제3당으로 전락했다. 민심이 새누리당을 떠나고 있는 시점에서 서울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 및 비박계 의원들이 박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맞춰 탈당 가능성마저 나온다.
새누리당은 2003년 전신인 한나라당이 불법대선 자금을 받은 ‘차떼기’사건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김 전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은 탈당을 접고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보수 기치를 내건 재창당 수준으로 당을 혁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기 위해선 친박계 중심의 현 이정현 대표 체제의 지도부 사퇴가 무엇보다 이뤄져야 한다는 게 김 전 대표의 생각이다. 새누리당의 현 보수 가치는 수명을 다했다. 민심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층까지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외치고 있기에 재벌의 기득권을 옹호하거나 수구 정당 이미지를 벗어나서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는 보수 정당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