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 면세점 특허 ‘풍전등화’…현대百'방긋'
SK·롯데 면세점 특허 ‘풍전등화’…현대百'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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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압수수색에 ‘당황’한 롯데와 SK, 현대百은 총력전
▲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면세점업계로 불똥이 튀면서 SK(사진,좌)와 롯데(사진,중)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현대백화점(사진,우)은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해 면세점 특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전에 대기업에 할당된 3장의 티켓을 두고 SK네트웍스·롯데·신세계DF·HDC신라·현대백화점면세점이 참여하고 있다. 관세청은 12월 중순 신규 면세점 특허 심사를 앞두고 예정된 진행 절차대로 발표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면세점업계로 불똥이 튀면서 사업자 승인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관세청은 아직까지 면세점 특허 심사 일정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지만 24일 롯데·SK그룹과 관세청에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가성 여부에 면세점 일정 변수?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신규 면세사업자 특허전에 뛰어든 5곳 업체들은 저마다의 입찰계획서를 통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SK와 롯데는 각각 SK워커힐면세점과 롯데월드타워점을 잃은 터라 올 연말에 있을 특허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워커힐면세점 부활을 노리는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롯데그룹 역시 롯데월드타워점 부활로 세계 1위 면세사업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점은 지난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어 롯데면세점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롯데 소공점에이어 큰 만큼 이번 면세점 특허 탈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세계 시내 면세점 1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롯데월드타워점 부활이 필수적이라는 게 롯데측의 설명이다.

SK네트웍스는 강동권 유일의 면세점을 강조하는 한편 6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로 SK워커힐면세점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드는 동시에 지역 활성화 및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는 복안을 마련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워커힐면세점은 우리나라 관광문화 발전과 역사를 함께해 온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자 유커 유치를 선도해온 가치 있는 곳입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한류 관광 쇼핑 모델을 만들어 반드시 특허를 획득하겠다”며 면세점 특허를 되찾겠다는 투지를 불태운 바 있다.

이처럼 SK와 롯데그룹이 다른 3곳 업체보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목을 매고 있지만 ‘최순실 게이트’라는 변수를 만나 녹록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점과 특허 추가 과정에서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칼끝이 롯데와 SK, 사업자 선정의 주체인 관세청을 향하면서 특혜성이 밝혀질 경우 면세점 사업자 선정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검찰은 롯데와 SK그룹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면세점 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SK는 특혜는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검찰은 지난해 관세청이 면세점 사업 심사가 불투명하게 이뤄진 정황을 잡은 것 외에도 특허권을 3곳으로 늘린 것이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에 한숨짓는 SK와 롯데
▲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대가성 의혹과 관련해 롯데그룹과 SK그룹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뉴시스

면세점업계는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 면세점 특허전이 벌어졌을 당시 정보유출로 공식적으로 미확인된 최종 기업의 주가가 폭등하는 등 논란을 겪은바 있고 정보유출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비공개 심사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각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1,2차 면세점 특허전에서 오랫동안 면세점 노하우를 갖고 있던 롯데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면세점이 탈락하고 면세점 사업이 전무한 업체가 입찰에 성공하면서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도 제기됐다. 그리고 올해 4월 관세청에서 3차 면세점 신규 특허에 대기업에 3곳을 할당한 것을 두고 롯데와 SK의 면세점을 구제하기 위한 ‘꼼수’라며 신규면세점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단 10월 입찰제안서를 낸 곳은 당초 예상대로 롯데와 SK, 신세계와 HDC신라, 그리고 첫 면세점 진출을 노리는 현대백화점이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22일 경제개혁연대가 미르 공시자료 등을 토대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을 제외한 4개 업체가 그룹소속 및 계열사를 통해 재단에 출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롯데와 SK 등이 수십억의 돈을 바친 것과 면세점 입찰이 무관하지 않다”며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기금 대가성”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롯데면세점이 미르재단에 28억원을 출연한 것을 포함 49억원 출연금을 냈으며, SK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했다. 이외에 두 그룹은 각각 75억원, 80억원 재단 추가 출연 요구도 받은 터라 검찰은 면세점 사업 선정을 대가로 거액을 출연한 게 아닌지 최순실씨가 사업자 선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출연 없는 현대百, 면세점 특허 총력전
▲ 현대백화점은 ‘최순실 게이트’의 무풍지대에 있어 면세점 특허에 집중하고 있다. 5년간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과 관광프로그램 개발, 면적 및 자본금 확대 등 다양한 카드를 꺼내들고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사진/시사포커스DB
한편, 현대백화점 현대면세점은 ‘최순실 게이트’의 무풍지대에 있어 면세점 특허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전전긍긍 하는 사이 5년간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과 관광프로그램 개발, 면적 및 자본금 확대 등 다양한 카드를 꺼내들고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면세점 자본금을 1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2개층 1만2000㎡보다 17%늘어난 3개층 1만4005㎡로 확대했다. 버스주차공간도 단체 관광객 편의 의해 대형버스 자체 주차장(59대)확보와 인근 탄천주차장(400대)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강남구청과 협력해 후보지인 삼성동 일대 관광인프라 개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번 입찰에 성공한다는 결의를 다졌다는 평이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면세점에 모든 총력을 동원하는 것은 백화점과의 시너지 효과다. 이 같은 방안은 신세계백화점 안에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선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유통공룡인 롯데와 신세계가 면세점을 갖고 있는 반면 백화점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은 면세점이 없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다는 점에서 면세점에 매달리는 이유다. 재단에 출연한 기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은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해 여론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무형의 프리미엄도 작용한다면 특허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사업자 선정 일정이 변경될 소지도 있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현 수사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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