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의 정취, 벚꽃 여행을 새로 개통된 고속철도로 쉽고 빠르게 즐겨보자
벚꽃 소식이 국내 이곳저곳에서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바야흐로 벚꽃 축제 시즌이 도래했는데, '꽃이나 보러 그 고생을 하냐'라며 고개를 내저었던 분들, 이제 고개 움츠리고 더 이상의 변명은 하지 말 것. 바로, 전국을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만들어버릴 '위력'을 지니고 있는 고속철도가 개통되었기 때문인데, 이제 방바닥에서 TV나 보며 휴일을 보낼 '야심'에 부풀었던 가장들은 혼쭐이 날 상황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런 신선한 '휴양'이 필요한 이들은 누구보다도 일주일 내내 고생 심했던 '가장'들이 아니겠는가. 이번에는 '벚꽃 여행'의 명승지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고속철도를 통해 이들 '먼 명소'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그리고 우리의 삶을 얼마만큼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안동 하회마을
백여년 넘은 가옥에서 아직까지도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마을, 그리고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방문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마을이다.
연꽃이 물에 떠있는 형상인 하회마을은 마을의 역사를 설명해주는 해설자와 함께 동반하는 관광코스인데, 마을 이곳저곳에서 한복차림으로 거행하는 마을 어르신들과 오랜 초가집, 기와집 등은 물론, 봄에는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펼쳐진 '벚꽃의 향연'을 볼 수 있어, 최적의 벚꽃 여행 코스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양진당, 충효당 등의 보물 지정 가옥과 하회북촌댁, 하회원지정사 등의 중요민속자료도 찾아볼 수 있어, 벚꽃의 정취 우리 고유의 민속이 어우러진 독특한 감흥을 전해주기도 하는데, 벚꽃만 볼 것이 아니라, 마을의 서북쪽에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송림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구경거리'가 될 듯. 송림 앞 쪽에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강건너편에는 천애절벽 부용대가 놓여져 있어, 가히 절경이라 할 만한 모든 요소들을 하회마을은 지니고 있다. 벚꽃으로 둘러싸인 하회마을의 전경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명소'로 바로 이 '부용대'를 추천하고 싶다.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1시간 40여분만에 찾아올 수 있어 여유로운 '당일치기' 코스로 거듭나고 있다.
진안 마이산
본래 진안은 '겨울산'으로 먼저 인식이 되고 있는데, 이는 마이산 탑사 주변으로 역고드름이 어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일어나 여러 미디어에서 이 '신비의 마이산 고드름'만을 집중적으로 다루었기 때문. 그러나 실제로 마이산은 4계가 모두 아름다운 사철산으로서, 매철마다 새로 옷을 갈아입어 고드름이 녹고 봄이 오면 마이산은 온통 벚꽃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바위산은 전경도 좋고, 남부 호수길을 따라 걷는 것도 또다른 호젓한 느낌을 전해주는데, 가을의 호수길과 봄의 호수길이 다른 점이라면 뭐니뭐니해도 '꽃'의 존재일 듯 싶다. 벚꽃길을 장시간 따라걷는 기분을 즐기려면 마이산으로 가라,는 말을 이 때쯤에야 다시 새겨 듣게 될 것이다.
먼저 언급한 '신비의 고드름'이 어는 마이산의 탑사는 봄이 오면 좋은 수질의 약수가 흐르는 곳으로 변모하여, 산길에 지친 여행객들의 목을 시원하게 적셔주고, 따라걸어 나오는 은수사도 비록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美)사찰로서 꼭 한번 들려봄 직하다.
마이산이 위치한 익산역까지는 용산역 출발을 기점으로 보면 1시간 47분 정도인데, 이 역시 '당일치기'에 적합한 코스로서 보통 '산행'하면 '무박은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통념을 확실히 깨어줄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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