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는 피부수입
늘어만 가는 피부수입
  • 김윤재
  • 승인 2006.09.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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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낭비에 안전성도 구멍
불의의 사고로 화상을 입은 환자나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에게 인공 피부는 요긴한 수술 재료로 쓰인다. 심지어 성기확대수술을 앞둔 남성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 인공 피부다. 전 세계적으로는 인공피부 시장의 규모는 약 1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식용 인공 피부는 시신에서 떼어낸 살갗을 적절히 가공처리해서 만든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절한 처리를 거치지 않는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수술 후 염증 반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식 받을 사람과 기증자와의 유전자가 맞지 않는다면 부작용이 심하게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화상 등의 피부 이식을 받을 사람은 있는데 기증자가 없으면 상황은 심각해 진다. 인체 조직은 인체에서 적출해 재가공한 다음 해당 기관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이식돼 상처를 아물게 하거나 생명을 살리는 귀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국내 기증자가 부족해 수입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처럼 피부수입 의존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많은 문제점이 야기 되고 있다. 부적절한 피부의 수입, 외화낭비 등의 문제점이 노출됐다. 피부 등 인체조직이 국제적으로 세탁되어 우리나라에 수입된 의혹이 있다며 국내에 수입된 피부의 적합성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고 피부수입이 기하급수 적으로 늘면서 외화낭비 아니냐는 지적 또한 늘고 있다. ◆시신의 진피 떼어 동결 보관 관련업계에 따르면 죽은 사람의 피부를 사용 가능한 인공 피부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먼저 기증을 원하는 환자가 사망하면 시신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피부를 떼어내야 한다. 이어 살갗의 가장 바깥 부분인 상피 바로 아래에 있는 진피만을 따로 분리한다. 이 진피가 인체 조직이 재생성 되는 데 필요한 구조와 성분을 모두 보존하고 있는 핵심부이다. 이렇게 떼어낸 진피에서 면역반응의 항원이 되는 세포를 제거하면 비로소 이식에 적합한 인공 피부가 된다. 인공 피부를 제품화하기 위해서는 보존도 중요하다. 수요자가 나타날 때마다 인공 피부를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때 동원되는 방법이 영하 80도 이하의 동결건조다. 물론 동결건조 상태에서는 '아이스-데미지(Ice-Damage)'를 방지하기 위해 동결 보존액을 사용해야 한다. 꽁꽁 언 피부가 유효기간인 2년 내에 주인을 만나게 되면 식염수를 이용해 원래의 부드러운 상태로 돌아간다. '리하이드레이션'이라는 과정이다. ◆도난 시신 장기유통 지난 6월에는 미국에서 도난당한 시신으로부터 적출된 장기가 대량으로 환자에 이식된 사실이 드러나 세상을 발칵 뒤집히게 한 적도 있다. 이 불법 시신이 에이즈나 암으로 숨진 시신일 수도 있다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영국의 보건 당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이식용 장기가 에이즈나 다른 질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미국의 한 회사가 수출한 장기들이 훔친 시신으로부터 적출한 것이 밝혀진 적이 있었다. 이 회사는 도난당한 시신으로부터 적출한 장기 천여개를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가운데 77개의 인체각부분이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각지에 수출됐다. 특히 이 도난당한 시신 중에는 지난 2004년 뉴욕에서 폐암으로 숨진 bbc방송 기자 알리스테에 쿠크의 시신도 도난당한뒤 영국에서 유통된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습니다. 질병이 전염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환자들이 느끼는 공포는 심각하다. 또한 외국인의 인체구조가 한국인에게 맞지 않으므로 수입 인체조직 이식 후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늘어나는 피부수입, 외화낭비 사람의 뼈와 피부 등 인체조직의 해외 수입량이 지난해 1천만달러(약 1백억원)를 넘는 등 수입의존도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외화낭비일 뿐 아니라 최근 시체에서 불법 채취한 인체조직이 국내로 수입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0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체조직 수입량은 1천55만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한해 수입량 1천만달러를 넘겼다. 올해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상반기 수입액만 6백43만달러를 기록, 2004년 한해 수입액인 6백41만달러를 초과했다. 올해 수입액은 1천2백만달러를 웃돌 것으로 복지부는 보고 있다. 인체조직의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은 수요에 비해 국내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장기와 달리 인체조직 기증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더러 뼈와 피부 등을 기증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다. 시신기증자 가운데 ‘의대생 실습용 시신이나 장기는 기증하겠지만 뼈와 피부는 기증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또 장기는 각막 외엔 수입이 금지돼 있지만 인체조직은 뼈 등 15개 종류에 대해 수입이 허용돼 상대적으로 기증운동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 또다른 이유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한 5만5천5백12개의 인체조직 가운데 82%(4만5천3백54개)가 수입됐다. 그러나 피부조직은 국내에서 사용한 것 중 절반가량은 수입 후 재가공한 것이어서 실제 수입 비중은 93%다. 미국이 4만3백34개(88.9%)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인체조직을 수출했으며 독일(6.7%), 네덜란드(3.8%), 벨기에(0.5%) 순이다. 정부는 최근 민관합동 대책팀을 꾸려 이르면 이달 내 ‘인체조직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기존 ‘인체조직법’ 등을 개정, 기증자에게 장제비·진료비·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체조직 기증자임을 운전면허증에 명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최승주 사무국장은 “기증된 인체조직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설 등을 우선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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