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짐승이 빠져도 뛰쳐나가는 게 ‘어머니 마음’”
추미애 “짐승이 빠져도 뛰쳐나가는 게 ‘어머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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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물에 빠진 날...병중의 아주머니가 맨발로 뛰쳐나와 살려 줘”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이 어린시절 우물에 빠져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기억을 말하며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되새기게 했다. ⓒ더불어민주당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이 어린시절 우물에 빠져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기억을 말해,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되새기며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을 비교하게 했다.
 
추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탄핵 의결총회에서 “열 달 짜리 사글세를 살던 어린 시절, 모처럼 생긴 아버지의 과외수입으로 짜장면을 먹기 위해 외출을 준비하던 중 세수를 하려다 10m 아래의 우물로 빠졌다”면서 “밖에 있던 다섯 살 동생이 야단났다고 살려달라고 소리쳤고, 저도 안에서 죽을힘을 다해서 살려달라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추 대표는 “저를 구해주신 분은 수년 동안 심장병을 앓아 문 밖 출입을 못하고, 자리에 누워있던 주인 아주머니였다. 잠옷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로 맨발로 쫓아 나와서 두레박줄을 집어넣어주셨다. 제가 그 줄을 붙잡고 하나하나 올라와서 살아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맨발로 뛰쳐나온 그 분의 순간적인 응급구조가 없었다면, 저는 산목숨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이 어머니의 마음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서 그는 “남의 새끼건 내 새끼건, 지나가는 짐승이라도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면, 앞뒤 경황없이 달려 나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어머니의 마음이다”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국민의 어머니가 되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은 더 이상 어머니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어머니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라며 “대통령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국민의 마음이 헤아려진다”고 허탈해 했다.
 
그는 “정치 인연이 어떠하든, 어느 당에 소속돼있든, 정파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왔든, 그 모두를 떠나서 아픈 국민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주시기 바란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는 표시가 바로 대통령 탄핵에 의무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다”라며 “더 이상 정파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누구를 탓하지 않겠다.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는 심정으로 대답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비장하게 발언을 마쳤다.
 
이어 발언을 시작한 우상호 원내대표는 “추미애 대표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자식을 길러본 어머니의 심정에서 본다면, 수많은 고등학생들이 바다에 빠져있는데 미용사를 불러서 치장하고 올림머리를 할 수 있는 대통령에게 분노하지 않을 국민은 없다”며 “구조하지 못한 어쩔 수 없는 상황보다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한 대통령을 우리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국민들이 불쌍하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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