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로비’ 논란, 청문회에선 비껴갔지만
면세점 ‘로비’ 논란, 청문회에선 비껴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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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격수’ 박영수 특검, 롯데-SK 정조준 전망
▲ 롯데그룹은 지난 6월 특허권 상실로 문을 닫은 잠실 월드타워면세점 재개장을 노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장 이후, 서울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취득이 유력하던 롯데그룹과 SK그룹은 로비 의혹에 휩싸였다.
 
두 그룹은 20여년간 영업해오던 롯데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지난해 말 잃어 문을 닫은 만큼, 연말 특허권을 취득해 즉각 재개장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두 그룹은 오는 9일로 다가온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 관련 ‘뇌물죄’ 부분에 명시돼 초긴장 상태다.
 
신동빈 롯데회장과 최태원 SK회장은 올초 박 대통령을 독대한 후, 각각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추가 출연금 요구를 받았다. SK측은 80억원을 추가출연하라는 요구를 거절했고, 롯데 측은 70억원을 추가로 냈다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 돌려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신동빈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회 청문회에서 특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신동빈 회장은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이 K스포츠 재단 70억원 출연 배경을 묻자 "그 당시 제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K스포츠재단 쪽에서) 우리 그룹에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돌아가신 이인원 부회장님을 비롯해 해당 부서에서 결정했다”며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故 이인원 부회장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K스포츠재단에 롯데로부터 70억 원이 들어온 날이 검찰의 압수수색 전날이다.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얻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압수수색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했다.
 
최태원 회장도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이 80억원 추가 출연요청 건과 관련해 질문하자 "(출연 요구가) 어떻게 제안이 왔는지 아는 바 없다"면서 "면세점과 상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면세점 사업은 우리에게 너무 작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의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냄에 따라, 신동빈·최태원 회장은 질문공세를 피하며 여론의 지탄을 상대적으로 피해갔다.
 
▲ ‘박근혜 뇌물죄’ 적용에 성패달린 특검
 
하지만, 면세점 특허권 로비 의혹은 박영수 특검이 집중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특히 박영수 특검은 “대통령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할지가 수사의 관건”이라고 밝힌 만큼, 탄핵안에 적시된 삼성, SK, 롯데에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박영수 특검의 성패는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적용 여부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공여죄’가 적용될 시 재벌그룹 역시 처벌을 피할 수가 없다. 뇌물죄는 돈을 준 쪽이나 받은 쪽이나 모두 처벌한다.
▲ 박영수 특검은 검찰 재직시절, 최태원 SK회장과 정몽구 현대차회장을 구속기소한 전력이 있어 ‘재벌 저격수’로 불린다. ⓒ뉴시스
박영수 특검은 특히 ‘재벌 저격수’로 불려 재계로서는 무서운 ‘칼’이다. 그는 굴지의 재벌총수 두 사람을 구속기소한 전력이 있다.
 
박 특검은 지난 2003년 서울지검 2차장으로서 SK그룹 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를 지휘해 최태원 회장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또 2006년엔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지휘해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 5곳 중 HDC신라와 신세계도 최순실 모녀의 단골 성형외과와 관련된 중소기업 화장품 업체가 입점한 것을 두고 구설수에 오른 상태다. SK나 롯데에 비하면 의혹의 중심에선 벗어나 있지만, 역시 좌불안석인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 ‘무풍지대’엔 현대백화점만 있는 상태다.
 
이러한 뒤숭숭한 논란 속에서도 관세청은 이달 17일경 사업자 선정을 위한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심사에서는 서울시내 면세점 4곳(대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 1곳) 및 지방의 시내면세점 3곳이 선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특허권을 쟁취하더라도 면세점 특허권을 두고 대가성 로비를 한 정황이 특검 수사에 따라 사실로 밝혀질 경우, 특허가 취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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