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위험요소는 물론, 가계부채-경제보복 등 각종 악재 ‘산적’

한국개발연구원은 7일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췄다. 7개월전인 지난 5월 내놓았던 전망치(2.7%)보다 0.3%p 낮췄다.
이미 한국경제연구원(2.2%), LG경제연구원(2.2%) 등 민간연구원을 비롯, 해외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2.3%), HSBC(2.4%) 등은 2% 초반대를 예측한 바 있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췄다. 올해 1월에는 3.2%를 제시했지만 석 달마다 3.0%, 2.9%, 2.8%로 계속 하향조정했다. 반면 정부만 내년 성장률을 3%로 낙관한 바 있다.
특히 KDI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2.6%에 그쳤고 4분기도 1.9%로 전망돼 우리경제의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세계 경제는 호전 전망, 한국은 각종 위험요소 ‘산적’
특히 KDI는 IMF를 인용해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한국경제는 내리막을 걸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IMF는 “자원수출국을 중심으로 신흥국의 부진이 완화되고 미국 경제도 회복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이 금년(3.1%)보다 높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그러면서도 “국내 정치 불안이 향후에 어떻게 전개될지 사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여, 정치적 불확실성이 내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써 경제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대미문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표결이 임박한 가운데, 박 대통령은 ‘탄핵 불사’를 선언하며 노골적인 버티기에 들어갔다. 내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헌법재판소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진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겠다는 오기를 부리고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4%에서 내년 2%로 낮아지고 총소비 증가율 역시 2.7%에서 내년 2.3%로 떨어질 것으로 KDI는 전망하는 등 내수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업 가동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총고정투자 증가율은 올해 4.4%에서 내년 3.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같은 기간 실업률도 3.8%에서 3.9%로 소폭 상승할 거라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는 이달 중순으로 예고된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을 거론하며 “주요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경제 기초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거론했다.
또 중국경제 성장률 하락 시,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KDI는 전망했다.
게다가 1천300조를 넘어선 가계부채는 폭발 위기에 놓여있고,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은 경제보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정부의 구조조정 작업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로 악재들은 여전히 수도 없이 쌓여있다. 박 대통령의 ‘버티기’는 한국경제를 더욱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다.
◆ ‘무기력’ 식물경제팀
또 하루하루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치권과는 달리 국가경제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는 이미 힘이 ‘쪽’ 빠진 상황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달 전 임종룡 금융위원장에 바통을 넘겨주기로 했으나,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다가옴에 따라 사실상 교체가 무산된 분위기다. 앞으로도 유 부총리나 임 위원장이나 원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정말 이는 과거 세월호 사건 이후 총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후임 총리 후보자들(안대희-문창극)이 잇달아 ‘낙마’하며 어쩔 수 없이 계속 자리를 지켰던 정홍원 전 총리의 처지와 참 닮았다.
사실상 ‘붕 뜬’ 식물경제팀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정책 추진은 물론 경제수습은 택도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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