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차량 구입비 등으로 6만5000불 지불 혐의도
미군 고위 군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2000억원대 납품 계약을 따낸 통신업체 대표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외사과는 18일 미군 고위 군무원들에게 억대의 뇌물을 주고 입찰정보를 빼내 2억600만불의 미군기지 인터넷 서비스 납품계약을 따낸 정모씨(40)를 국제상거래에 있어서의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정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대령급 미군 군무원 2명과 다른 연루혐의자 4명의 명단을 미군당국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군납 통신업체인 대표이사인 정씨는 지난 1993년 ㈜S사를 설립해 주한미군을 상대로 휴대폰 렌탈 및 선불 전화카드를 판매하는 사업을 해 왔다.
정씨는 이어 지난 2001년 주한 미군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던 미국 AT&T사가 국내에서 철수함에 따라 미군측이 신규사업자를 선정하려는 것을 알고 업체선정을 담당하는 미육공군교육처 태평양지역 본부의 서비스 매니저인 C씨(54.대령급)에게 접근했다.
정씨는 C씨로부터 공개입찰과 관련된 업체선정기준, 배점표 경쟁업체 정보 등의 입찰정보를 제공받고 입찰마감일에는 C씨가 전화로 S사의 입찰제안서 중 다른 업체에 비해 점수가 낮은 항목을 불러줘 마감직전에 이를 수정한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오산.군산 등 13개 주한미군 기지에 인터넷 서비스를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독점공급하는 총액 2억600만불의 납품계약을 획득했다.
정씨는 그 대가로 지난 200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두 12회에 걸쳐 유흥주점, 일식점 등에서 C씨에게 미화 현찰로 3000∼2만불씩 총 10만불을 준 혐의다.
정씨는 또 지난 2003년 5월 회사 서비스가 잦은 장애를 일으키는 등의 문제로 미군당국이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담당 미 군무원인 H씨(40.대령급)에게 접근, BMW차량 구입비 등으로 6만5000불을 지불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정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미군 군무원 2명은 미국 본토와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기지에 근무하고 있으며 미군 수사당국은 경찰의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들에 대한 수사를 곧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적발된 미군관련 납품비리 가운데 최대규모로 계약액이 2억불이 넘는 대형계약을 뇌물을 주고 따낸 후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또 다시 뇌물로 무마한 전형적인 비리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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