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삼성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해체를 선언한 이후 해체 수순을 밟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특검조사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검 수사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고 경영진들이 대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대응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국민들께 거듭 사과하며 정경유착의 핵심역할 의혹을 샀던 미래전략실 해체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탄핵정국 이후 특검정국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이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피의자로 전환돼 구속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영수 특검이 출범한 이후 뇌물 혐의에 집중할 방침이어서 삼성그룹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방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미르 ·K스포츠재단 출연과 최순실씨 딸 정유라에 대한 특혜 승마지원 의혹, 삼성물산 합병 의혹에 연루된 경영진만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김종중 사장,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 삼성물산 김신·최치훈 사장 등이다. 뇌물 혐의 의혹을 벗지 못한 상황인 만큼 박 특검의 ‘창’을 방어하기 위해 삼성그룹 법무팀을 중심으로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해 ‘방패’를 구축할 전망이다.

삼성이 연루된 의혹 중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정유라씨 승마 특혜 지원 등 거액을 지원한 의혹이다. 청문회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이 부분에 있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다. 지원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얼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고 말한 바 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엔 “여러 사람이 연루돼 있고 검찰이 수사 중이다”고 말을 아낀 바 있다. 따라서 특검과 삼성 변호인단과의 ‘창’과 ‘방패’대결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검 수사가 장기화 되면서 당초 12월에 이뤄졌던 인사도 2월 중순 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 높으면서 내년도 사업 차질도 불가피하게 됐다.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뉴 삼성’의 깃발을 올린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 정국의 고비를 어떻게 넘길지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