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정국에도 면세점 특허 심사 ‘임박’
‘박근혜 탄핵’ 정국에도 면세점 특허 심사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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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포화되며 당분간 마지막 심사 전망…5개 업체들 막판 ‘스퍼트’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장 이후, 서울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무산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관세청은 17일 예정대로 발표키로 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장 이후, 서울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무산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관세청은 예정대로 17일 발표키로 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되며 뒤숭숭한 정국인 가운데, 후보 기업들은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낼 전망이다. 후보 기업 5곳(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 중 3곳이 특허권을 따낸다.
 
◆ 사업 ‘입증’은 됐지만, 무서운 ‘박근혜 탄핵안’ 적시
 
롯데와 SK는 20여년간 영업해오던 잠실 롯데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지난해 말 잃어 문을 닫은 만큼, 재개장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이들이 특허권을 재탈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여름 문을 닫은 이들 면세점은 높은 수익을 올리던 면세점들이며, 재개장 준비도 충실히 한 상태다.
 
롯데 측은 세계 1위 면세사업자로 등극하기 위해 반드시 월드타워점을 재개장해야 한다는 방침이며, SK네트웍스도 최신원 회장이 직접 특허전을 진두지휘하는 등 재개장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특허를 취득해 재개장할 시, 국내 최대 규모인 1만7천334㎡로 확장하고 향후 5년간 2조3천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도 워커힐호텔과 면세점에 향후 5년간 6천억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1천2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장의 인피니티 풀과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스파 시설을 갖춘 연면적 1만2천평 규모의 ‘워커힐리조트 스파’를 오는 2018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면세점을 지상 3층까지 늘려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남이섬과 쁘띠프랑스(프랑스 문화마을) 등과 연계한 관광코스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 롯데와 SK는 20여년간 영업해오던 잠실 롯데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지난해 말 잃어 문을 닫은 만큼, 재개장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안’에 명시되며 초긴장 상태다. 사진/시사포커스DB
그러나 롯데와 SK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문에 연루돼 ‘박근혜 탄핵안’에 명시되며 초긴장 상태다. 이들은 면세점 특허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회장과 최태원 SK회장은 올초 박 대통령을 독대한 후, 각각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추가 출연금 요구를 받았다. SK측은 80억원을 추가출연하라는 요구를 거절했고, 롯데 측은 70억원을 추가로 냈다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 돌려받은 바 있다.
 
지난 6일 재벌총수들이 대거 출석한 국회 청문회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이 집중됨에 따라, 신동빈 회장이나 최태원 회장은 의원들의 추궁을 별로 받지 않았다.
 
하지만, 면세점 특허권 로비 의혹은 박영수 특검이 집중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특히 박영수 특검은 “대통령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할지가 수사의 관건”이라고 밝힌 만큼, 면세점 로비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은 분명하다.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공여죄’가 적용될 시 이들 역시 처벌을 피할 수가 없다. 뇌물죄는 돈을 준 쪽이나 받은 쪽이나 모두 처벌하기 때문이다.
 
만약, 특허권을 쟁취하더라도 대가성 로비를 한 정황이 특검 수사에 따라 사실로 밝혀질 경우 특허가 취소된다.
 
◆ 면세점 ‘확장’ ‘신규’ 노리는 후발 업체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는 지난해 용산 아이파크몰 유치에 이어 두 번째 면세점 유치에 나선다. 이번 후보지는 삼성동 코엑스 맞은편에 위치한 현대 아이파크타워다.
 
HDC신라는 아이파크타워 중 1~6층 약 1만3천㎡ 공간을 면세점으로 꾸민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IT 기술을 대거 동원해 디지털 혁신 면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명동 면세점 유치에 성공한 신세계디에프도 서울내 두 번째 면세점 유치에 나선다. 후보지는 반포동 고속터미널 내 내 1만3천350㎡(약 4천100평) 규모다.
 
신세계디에프는 특허권을 얻을 경우 향후 5년간 3천500억원을 인근 서초·강남 지역 관광 활성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예술의 전당, 반포대로, 세빛섬을 잇는 4.6㎞ 보행로를 만들어 ‘예술의 거리’ 조성을 유도하고, 서초동 ‘악기마을’ 골목길 보행로 개선, 같은 동 서리풀공원 복합문화 공간 사업 등도 지원하면서 ‘문화-예술-관광 허브’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다만 HDC신라와 신세계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하지는 않다. 이들은 최순실 모녀의 단골 성형외과와 관련된 중소기업 화장품 업체가 입점한 것을 두고 구설수에 오른 상태다. 물론 롯데나 SK에 비하면 입방아에 오르고 있지 않지만,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 HDC신라, 신세계디에프는 서울시내면세점 확대를 노리고 있고 현대백화점은 첫 면세점 시장 진출을 노린다. ⓒ뉴시스
이번에 첫 면세점 시장 진출을 노리는 현대백화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논란에선 벗어나 있어, 다른 업체들에 비하면 홀가분한 상태다. 지난해 면세점 시장 진출을 노렸으나 실패한 만큼, 반드시 사업권을 획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이 목표로 하는 현대면세점은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3개층(8~10층), 약 1만4천㎡(약 4천235평) 규모로 들어선다. 지난해 1차 면세점 특허 심사시 계획한 면적(2개층 1만2천㎡)에 비해 소폭 확대된 규모다.
 
현대백화점은 5년간 500억원을 사회 환원과 관광프로그램 개발, 면적 및 자본금 확대 등 다양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통 공룡인 롯데나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반면, 아직 시작하지 못한 만큼 자존심 때문이라도 면세점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이번 특허전 이후에는 당분간 추가 특허권이 발급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입찰로 서울 시내면세점이 13개까지 늘어나 시장이 포화상태다.
 
또 지난해 특허권을 취득해 개장한 신규면세점들은 올해 나란히 적자행진을 겪고 있는 것도 입찰 업체 입장에선 부담이 된다. 한정된 시장에서 여러 업체들이 무한경쟁을 펼침에 따라, 더 이상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은 아닌 셈이라 특허권을 획득하더라도 잘 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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