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승리 로드맵
한나라당 대선 승리 로드맵
  • 최성모
  • 승인 2006.09.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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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1약’서 ‘3자구도’로 변화 모색중
▲ 손학규·이명박·박근혜(왼쪽부터)
한나라당 대권탈환의 꿈은 아직 ‘희망사항’에 불과할까. 최근 잇따른 악재 출연에 한나라당의 대망(大望)론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당내 ‘2강’의 치열한 전초전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3강구도’로의 모색을 준비 중이다.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2강’에 상대적으로 ‘1약’으로 분류돼왔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손 전 지사는 현재 당내 장악력과 인지도가 두 후보에 비해 상당이 뒤떨어진 편이다. 그러나 최근 손 전 지사를 지원하기 위한 원군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한나라당이 차기 대권을 움켜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3강구도’ 체제가 아닌 나름대로의 정리정돈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007 대선을 1년여 앞두고 한나라당에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하고 있다. 소위 ‘3강구도’가 그것이다. 이런 구도가 나온 배경은 최근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세력들에 의해 벌어진 인터넷 ‘상호비방전’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 새로운 키워드 ‘3강구도’ 등장 치열한 인터넷 대선예선전을 두 후보 지지자들이 펼치면서 과열양상을 띄게 됐고, 결국은 당 내부적으로도 적지 않은 마찰음을 빚기도 했었다. 또한 인터넷 전초전으로 인해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좋지 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결국 두 대선주자 지지자들의 인터넷 전쟁이었지만 대내-외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는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두 후보 지지자들간 인터넷 설전이 상호비방전으로 비화되자 당 내부적으로 비판 여론이 일었고 이는 결국 ‘3강구도’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여기에는 기존의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만으로는 내년 대선까지 대권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불안감도 적지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인물이 부상해 ‘3파전’의 양상으로 가야 그만큼 경우의 수도 많아지고, 정치력, 성향, 정책적 측면에서도 대권장악 자산이 풍부해지리란 전망이다. 결국 그동안 미약한 지지기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대권행보를 이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손 전 지사는 이미 지난 5월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소장파와의 연대할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이런 가설은 ‘전략적 제휴’란 이름으로 들어맞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 남경필 의원, 원희룡 의원 등 당내 개혁-소장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2'표차이로 경기도당위원장에 당선된 남경필 의원은 지난달 30일 에 출연,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 필요성을 언급하며 ’손 전 지사와 소장파와의 전략적 제휴‘를 주장했다. 이같은 손 전 지사의 지지행렬에는 친이명박계로 분류되던 홍준표 의원으로까지 가세하며 절정을 이루었다. 홍 의원은 지난 6일 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제대로 되려면 3자 구도로 가야 한다”며 “그래야 당이 깨지지 않고, 세 사람 중 누가 될지 모를 구도가 되면 흥행이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손학규 전 지사를 지목해 “한나라당의 유일한 약점이란 것이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이 적다는 것인데 손 전지사의 경우 한나라당 지도자 중 민주화운동을 한 대표적인 분”이라며 “거기에 우파적 성향을 갖고 있어 산업화 세력과 접목할 수 있는 접점이 있는 분이고 깨끗하고 약점이 없다”고 높게 평가했다. 홍 의원은 인터뷰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손학규 선배의 건승을 기원한다”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홍 의원이 ‘친이’에서 ‘친손’으로 위치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홍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한 측근은 “단지 인간적인 친분에 의한 것”이라며 “과거 손 전 지사와 유학한 경험이 있고, 또 민생대장정 등 많은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며 ‘인정’이 발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그는 또 “지난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전 시장과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화해를 한 상태고, 그렇게 속 좁게 정치하는 인물들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손 전 지사 상승세 뚜렷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의 대선가도는 당 안팎에서 ‘3자구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손 전 지사의 지지율도 점차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같은 기류에 편승하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정가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구도는 점차 ‘3자구도’로 굳어져 가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양자구도보다는 될 수 있으면 인지도가 뛰어난 인물들이 대거 참여, ‘흥행성’을 가져야 한다는 게 이같은 분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과정을 되짚어 볼 때 한나라당이 일찌감치 이회창 전 총재의 ‘1인 구도’를 확정짓고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대선레이스에 참가했지만 결국은 많은 후보들을 낸 열린우리당이 성공적인 지방경선을 통해 흥행에 성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 한나라당도 이번에는 ‘다자구도’의 대선예선전이 펼쳐질 것이란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당장 ‘3자 구도’가 연출된다 해도 대선 승리는 아직 요원해 보이기 때문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나라당은 각종 선거 승리로 인한 ‘보수강화론’ 착시, 40%가 넘는 높은 지지도 착시, 참여정부의 실패로 중도세력이 보수화하고 있다는 중도층 착시 등 이른바 ‘3착시’에 빠져 있다”며 “민심은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또 질 것이라고 경종을 울리는데 한나라당은 이를 못 듣는 ‘청각장애정치’에 매몰돼 있다. 도둑이 들려니 개도 안 짖는다는 말은 한나라당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 약시 “한나라당은 여당에 비해 소속감과 일체감이 떨어지고 비판에 무감각하며, 한미FTA 소극 대응과 여야 영수회담 제안 등 전략전술의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결국 세간의 시선에 비치고 있는 한나라당의 모습은 정권교체 성공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2강구도’ ‘3자구도’등의 정치적 구도변화보다는 우선 민심파악과 참된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미 한나라당은 지난 7월 전당대회를 통해 ‘영남당, 과거회귀당’으로 돌아간 상태고,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여당에 대응하지 못했다. 또 수해골프 파문 등 국민에게는 ‘거만한 정당’으로까지 비춰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울러 9월 정기국회에서 사학법을 빌미로 민생법안을 묶어버리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 정가에 불고 있는 정계개편 논의도 여느때와 사뭇 다른 정책, 이념 공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구도 역시 과거를 답습하는 모습보다는 ‘여당같은 야당’의 모습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정권교체’를 위한 진정한 야당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변화목소리 높아진 제1야당 대선까지는 앞으로 1년여. 잃어버린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한 한나라당의 정권교체 전략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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