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한진해운, 어정쩡한 현대상선. 수출전선 ‘빨간불’
무너진 한진해운, 어정쩡한 현대상선. 수출전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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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그친 현대상선의 2M 가입, 한진해운 법정관리행 적절했나
▲ 한진해운의 빈자리는 해외 공룡선사들이 그대로 가져갔다. 한국의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뉴시스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국내 양대 국적선사 중 한진해운은 사실상 청산 절차에 접어들었고, 현대상선도 어정쩡한 상황에 놓였다. 한진해운의 빈자리는 해외 공룡선사들이 그대로 가져가며, 한국 해운업의 추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진해운의 실사를 벌여온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최종 결론을 냈다. 삼일회계법인은 최종 실사 보고서에서 한진해운의 기업 청산가치를 약 1조8천억원, 계속가치를 약 9천억원으로 추산하며 청산이 낫다고 판단했다.
 
이미 한진해운은 핵심자산이었던 미주노선과 인력들을 삼라마이더스(SM) 그룹 계열사인 대한해운에 넘겼다. 또다른 알짜 자산이었던 미국 롱비치터미널도 매각 대상에 올랐다.
 
회생이냐, 청산이냐 최종결론은 내년 2월초 발표될 예정이나 사실상 별다른 의미가 없는 셈이다. 한진해운은 39년만에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실상 유일 국적선사로 남게 될 현대상선 역시 어정쩡한 상태다. 수개월 전부터 세계 1,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속한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 가입을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정식 자격을 얻지 못한 반쪽짜리 가입에 그쳤다.
 
머스크와 MSC는 화물 적재공간(선복)을 공유하는 관계지만 현대상선은 선복을 교환·매입하는 한 단계 낮은 협력 수준이다. 짐을 실을 공간을 타 해운사로부터 일정 기간 돈을 주고 빌리는 형식이다. 오는 2020년 현대상선의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개선될 시, 2M 가입이 가능하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협상결과에 대해 “최선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불안한 상태다.
 
또 롱비치터미널도 2대 주주이자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MSC에 넘어갈 공산이 커진 상태다. 최대주주는 MSC, 2대 주주가 현대상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인수한 대한해운은 최근 롱비치터미널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정부는 현대상선을 한진해운 못지않은 국적선사로 키우겠다고 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로 처리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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