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 약한 포스코·KT회장 연임 가능성은…
외풍에 약한 포스코·KT회장 연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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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좋은데 ‘최순실 게이트’가 문제네
▲ 민영화된 공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이목은 황창규(사진) 회장의 입에 주목되고 있다. ⓒKT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지난주 KT는 직원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다음주는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관심은 황창규 KT회장이 이후 연임 의사를 밝힐지 여부다.

민영화된 공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이목은 황창규 회장의 입에 주목되고 있다.

KT와 포스코 회장의 임기는 공교롭게도 내년 3월이 만료다. 또 민영화된 공기업으로 정권 교체 시기가 다가올수록 외풍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고 업계 대표기업이자 ‘낙하산 인사’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주인 없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이들 수장의 연임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최순실 게이트’의혹 권-황, 연임 ‘걸림돌’
KT 황창규 회장과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내년 연임 의사에 대한 질문 공세가 이어질 당시 연임의사에 침묵하면서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포기 의사도 드러내지 않았다.

먼저 연임 의사를 밝힌 것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으로 지난 9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연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포스코의 경우 대부분 회장들이 연임하면서 당연히 권오준 회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서 포기 가능성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권 회장은 이사회에서 강한 연임 의지를 밝히고 각종 의혹에 대해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며 돌파의지를 드러냈다.

KT는 황창규 회장 임기가 3월 만료된다. 문제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처럼 연임 의사를 드러낼 것인가다. KT 정관에 따르면 정기 주주총회 60일전에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으로 돼 있어 KT의 정기주총이 2~3월에 열린 것을 감안하면 12월 말이나 늦어도 1월에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연임문제 대해 “정관에 따라 주총이 있기 60일 전에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가 구성된다”며 “언제 연임 의사를 밝힐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역대 KT회장을 보면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불명예퇴진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남중수 사장은 연임까지 했지만 이명박 정부시절 검찰조사를 받고 불명예퇴진 했다. 이후 이명박 시절 KT회장을 역임한 이석채 회장 역시 연임에 성공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검찰조사를 받고 불명예퇴진 했다. 이어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현재 연임 기로에 서있다.

역대 정권에서 KT회장들은 연임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황 회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KT가 연관됐다. 황 회장이 자리에 앉힌 이동수 KT IMC부문장(전무)과 신혜성 상무보가 ‘최순실 사단’의 측근인 차은택씨의 낙하산 인사 의혹이 드러나서다. 

◆실적 놓고 보면 연임은 ‘당연(?)’
▲ 먼저 연임 의사를 밝힌 것은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으로 지난 9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연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시사포커스DB

그럼에도 업계에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은 가시적인 구조조정 성과로 인한 호실적을 내고 있어서다. 포스코와 KT는 전임 회장이 벌여놓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방만한 사업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전임 정준양 회장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여파로 부실기업이 늘면서 2년여 동안 이를 정리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부채 비율은 연결기준 70.4% 축소됐다. 별도 부채비율은 2.3%포인트 내린 16.9%를 기록 창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조원을 돌파하며 ‘1조클럽’에 복귀했다. 구조조정 성과가 나타나면서 시장이 예상치인 9천억원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2.4%와 115.6% 늘었고,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 58.7% 늘었다. 4분기 실적이 3분기만큼 호실적을 거둔다면 연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다. 

권오준 회장은 “3년 전 회장에 취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이 낮아졌고, 주가도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비철강 부문의 리튬 추출 기술, 이차전지 소재 기술 등 포스코 고유기술의 상업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연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검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광고계열사 포레카 매각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인 컴투게더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한 소환도 배제할 수 없다. 특검에서 의혹이 해소 여부에 따라 연임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황창규 KT회장도 방만 경영을 뜯어고치고자 3만명 가량 직원수를 8300여명 감축해 2만여명으로 줄이는 등 비대한 KT 조직의 체질개선 나섰다. KT렌탈, KT캐피탈 등 알짜 비통신 계열사들을 매각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그 결과 22조원에 육박한 부채는 17조원대로 감소했고, 2013년 4천억원대 영업적자를 2015년 1조2천억원대 흑자로 돌려놨다. 그리고 올해 LG유플러스와 공조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막아냈다.

실적도 괄목하다. 2분기, 3분기 연속 영업이익 4000억원을 넘는 실적을 거두면서 5년 만에 2분기 연속 4000억원을 넘어섰다. 5년 만에 1~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37.7%를 기록했다. 황 회장이 취임한 이후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역대 회장들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불명예퇴진을 한 전례가 있어 황 회장이 연임에 무게를 둘지는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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