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금융, 인프라, 노동시장 등 주요 부문의 경쟁력 수준이 경쟁국가에 비해 낮음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 확대의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세계경제포럼(WEF),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세계은행(World Bank) 등의 해외자료를 분석하여 작성한 ‘주요 부문별 경쟁력 국제비교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GDP대비 외국인투자 비중이 우리나라의 경우 9.0%로 주요 경쟁국인 싱가포르(160.2%)의 약 1/18, 홍콩(239.2%)의 약 1/2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가 금융, 인프라, 노동시장 등 주요 부문의 국내 경쟁력이 경쟁국에 비해서 상당히 떨어지는데 기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인프라, 노동시장 등 경쟁력 저조>
금융부문의 경우 IMD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순위는 조사대상 61개 국가중 37위로 싱가폴 19위, 홍콩 2위, 대만 16위 등 경쟁국에 비해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부 항목 중에서 신용(49위), 은행 및 금융 서비스(52위), 은행규제(54위), 주주권리(53위) 부문은 후진국 수준인 50위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인프라의 경우도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세계23위로 동아시아 주요경쟁국인 싱가폴의 2위, 홍콩의 8위, 말레이시아 14위, 대만 20위에 비해 뒤쳐지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IMD자료에 의하면 노동시장의 경우 우리나라의 전체 순위는 43위로 아시아 주요경쟁국(싱가폴 3위, 홍콩 2위, 대만 16위) 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인 BRICs(브라질 35위, 러시아 42위, 인도 1위, 중국 5위)에 비해서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산업용지 임대가격 등도 경쟁국보다 불리>
임금의 경우 한국의 제조업임금지수(2000=100)는 153.5로 미국 115.7, 영국 120.1, 일본 103.8, 대만 106.8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추세적으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제조업임금지수 추이(통계청): 129.5(’03)→ 142.5(’04)→ 153.5(’05)
또한 국내 산업용지 임대가격도 중국,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경쟁국들 임대가격의 약5~10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산업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아시아 주요국가 산업단지 임대료 가격 비교(원/평, 재경부)
: 한국(국민임대단지) 20,000원, 중국(천진) 2,020원, 대만(신쥬) 4,628원, 베트남(롱빈) 2,645원
법인세도 기업의 실질적인 세부담인 영업이익 기준 평균유효법인세율(순이익에서 법인세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비교해본 결과 한국은 24.3%로 싱가포르 14.9%, 대만 10.9%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아시아 경쟁국과의 영업이익 기준 평균유효법인세율 비교(한국조세연구원)
: 한국 24.3%, 싱가포르 14.9%, 대만 10.9%, 태국 17.9%, 홍콩 19.1%
<금융분야의 효율성 제고, 인프라 확충 등이 시급>
이에 따라 상의는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이를 통해 국내 투자를 확대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3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금융부문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 스스로 IMF 이후 지속된 금융분야의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여야 하며, 효율적인 업무영역의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금융관련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금융산업의 자생력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새로운 산업단지 개발과 공급을 통하여 공장 및 업무용지 가격안정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정부가 계획 중에 있는 저가 임대산업 단지를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도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BTL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민간의 SOC투자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셋째, 노동시장의 안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노사관계의 법과 제도를 글로벌기준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합법적인 노동운동은 보장되어야 하지만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법과 원칙에 입각하여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세계 각국들은 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기업 활동 지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내투자 및 외국인투자를 촉진하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규제완화 등의 친기업적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