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녹음파일 단독 공개 “박근혜에게 최순실은 40년간 대하기 어려운 존재?”

탄핵이 가결된 뒤인 지난 13일 <한국일보>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 대해 “나와 눈도 못 마주치던 사람이었는데, 대체 어떻게…”라며 최씨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공개된 녹음파일에 따르면 오히려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굽신거렸던 셈이다.
<채널A>는 지난 1999년 6월경,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당시 초선)이 최순실씨, 그리고 두 명의 남성과 함께 박정희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적게라도 해가지고 얼개를 만들어서 나라를 끌고 나가야지. 어떻게 지금 구심점이 있겠어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최씨는 “그럼 이런 분들이 모여서 추진위원장을 뽑는 게 낫지 않아요? 그렇게는 안 하려고?”라고 몰아붙인다.
그러면서 "근데 예산이 참 애매해요. 이 사람들이 어떻게 짠 거야. 그거 100억, 200억 뭐 300억 이렇게 한걸, 누가 예산편성을 한 거야"라고 목소릴 높였다.
최씨는 박 대통령의 말을 중간에 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이 "국민들이 전국적으로 지금 이렇게 모으면…"이라고 말하자, 최씨는 말을 끊으며 "구미 생가는 그 예산 편성 되는대로 아까 교수님들 얘기로 결정을 하고 여기 결정된 건 가져다 부지를 선정하든지…"라고 받아친다.
박 대통령이 또 기념관 위치에 대해 "북쪽 방면이나 했으면…"이라고 의견을 제시하자, 최씨는 곧바로 "거기 부근이 어디죠? 그러니깐은 ○○가는 호텔 양평 가는 휴전선 근처에서 조금"이라고 말했다. 대화를 보면, 박 대통령이 완전히 끌려다니고 있었다.
또 함께 실무에 참여한 실무자 2명은 최씨에게 주요 내용을 보고하고, 최씨는 주로 반말로 지시한다. 특히 채널A는 “최순실씨가 매우 빠른 속도로 말하는데도 박 대통령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발언을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특검팀은 확보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을 토대로 박 대통령이 최씨를 깍듯이 예우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채널A>측에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호칭도 부르지 못하고 줄곧 존댓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채널A>는 “박 대통령과 최 씨, 정 전 비서관의 3자 대화 녹음 파일은 지난 2012년 대선 무렵 녹음된 것으로 총 5시간이 넘는 분량이었다”면서 “이들 중 최씨의 발언이 가장 많았으며 최 씨는 대화 도중 박 대통령의 말을 수차례 끊으며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에게 최순실 씨는 40년간 대하기 어려운 존재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