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재 가격 올리자 업계 덩달아 ‘들썩’
포스코, 철강재 가격 올리자 업계 덩달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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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동국제강도 인상 나서… 연관업계 타격 불가피
▲ 포스코가 이달 안으로 철강재 가격을 올린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철강업계 전반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박현 기자] 포스코가 이달 안으로 철강재 가격을 올린다는 방침이 알려진 가운데 철강업계 전반이 들썩이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도 인상 채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년간 가격 저하로 수익성 악화를 버텨온 철강업계는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내는 반면, 연관 수요산업인 자동차·조선·전자 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12월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부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가격을 톤당 각각 12만원, 10만원씩 인상하고 두께 6㎜ 이상의 후판 가격도 톤당 12만원 정도 올릴 예정이다. 이미 포스코는 고객사에 이러한 가격 인상 계획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열연강판은 톤당 72만원, 냉연강판은 79만원, 후판 가격은 64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가 이번에 인상을 결정한 철강재료는 거의 모든 철강제품을 가공하기 위해 필요한 반제품이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가공해 나온 직사각형 모양의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한 뒤 얇게 압연해 만든 철강재로 주로 건자재 용도로 쓰인다. 이를 상온에서 표면처리를 거쳐 재가공한 것이 냉연강판으로 자동차, 전자제품 등에 활용된다. 후판은 선박을 만들 때 활용되는 두꺼운 압연강판이다.
 
◆ 원재료 가격 급등 인상 요인
포스코가 주요 철강제품 가격을 일시에 인상하기로 한 이유는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재료 가격이 올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으면 경영상 출혈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실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국제 철광석가격은 10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가 다소 하락했지만 톤당 79.86달러로 여전히 연초의 톤당 40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대폭 인상된 상태다. 철광석과 함께 쇳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유연탄 가격도 지난달 이후 급등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톤당 89달러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가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하자 업계도 이를 반영하는 분위기다. 업체마다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이달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 데 이어 다음달에도 역시 5만원 인상할 예정이다. 이달에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던 냉연강판도 톤당 5만원 올릴 예정이다. 단, 현대제철은 생산되고 있는 대부분의 냉연강판이 현대·기아차에 공급되는 자동차용 강판으로 쓰이는 만큼 인상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로부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을 공급받는 동국제강도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포스코에서 생산된 강판을 구입해 제품을 만드는 특성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고객사를 상대로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도 가격 인상 채비에 나설 태세다.

 
▲ 포스코로부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을 공급받는 동국제강도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 가격 인상에 희비 엇갈려
국내 철강업계가 이처럼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악화됐던 수익성이 내년에 다소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즉 업체마다 올해에 비해 내년도 실적이 어느 정도 향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18일 멕시코 경제부가 한국 정부와 철강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국산 냉연강판에 대한 수입쿼터 물량을 확대한다는 행정재심 예비판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철강 수출업체와 현지 한국자동차 공장의 경영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예비판정이 내년 7월 최종판정으로 확정되면 당초 2017년 52만5,000톤, 2018년 53만톤으로 책정됐던 국산 냉연강판 쿼터가 각각 4만톤, 6만톤씩 늘어나고 수출금액은 각각 2,200만 달러, 3,300만 달러씩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연관 수요산업인 국내 자동차·조선·전자 업계는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구조조정 여파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마당에 선박 건조 시 필수적인 후판 가격까지 인상되면 영업이익은 더욱 하락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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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도 내년에 끼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자동차 강판 역시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격 인상 여파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은 자동차업체 입장에서 큰 부담이지만, 부득이할 경우 인상폭을 최소화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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