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엔지니어링 합병 문제없나
포스코건설, 엔지니어링 합병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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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된 적자 인수 구조조정 불가피
▲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이 합병함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 아닌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합병 이후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중복된 조직을 개편하고 비용절감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포스코건설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포스코건설이 지난 26일 이사회 결의로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고 권리의무를 승계해 존속하고 주식회사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해산하기로 결의했다고 공고를 통해 29일 밝혔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이 합병함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 아닌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합병은 정식 계약을 체결해 내년 2월1일 이뤄질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엔지니어링을 ‘1대 0’ 비율로 흡수 합병한다. 포스코건설이 2014년부터 순손실을 기록하고 지난해엔 영업손실까지 적자가 누적된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3일 공시를 통해 “신속한 경영판단 및 인력구조,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관리비용 절감을 도모함으로써 비효율 요인을 제거해 경영효율성 증대하고 주력 사업 집중화로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이익 창출과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흡수합병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엔지니어링 부실 종속기업에 적자↑
포스코건설 2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가 합병 사전 동의를 하면서 포스코엔지니어링 합병에 탄력이 붙었다. 포스코건설 지분 구조를 보면 ㈜포스코가 지분율이 52.80% 최대주주고, 38.00%를 소유한 PIF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2대주주다.

일반적으로 지분율이 50%를 넘으면 다른 주주의 동의 없이 합병을 승인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합병계약서에 ‘포스코건설 발행 주식총수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소유한 주주가 합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통지한 경우’ 계약이 해제된다고 명시해놨다.
▲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했다. 사진/시사포커스DB
포스코건설 이사회는 사우디 아흐메드 에이 알-수베이 이사와 모하메드 에이 아부나얀 이사가 속해 있어 PIF 동의가 필요했던 이유다. 이와 관련 적자가 누적된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에 동의한 것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합병논의에 이미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흡수합병을 추진하면서 PIF를 설득해 합병 동의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엔지니어링 지분을 95.56%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포스코엔지니어링 수익이 악화되면 포스코건설에 수익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올 3분기 연결누적 영업손실은 551억 원, 당기순손실은 623억 원에 달해 이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흡수합병이 포스코건설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포스코엔지니어링 지분을 95%이상 소유하고 있어 흡수합병 하더라도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에 내재된 비효율 요인을 제거하고 인력구조 조정 및 조직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플랜트와 철도, 항만 등 인프라 분야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동남아시아 및 중동지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3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연결대상 종속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인도네시아 법인(PT PEN Indonesia)은 29억원, 태국법인(POSCO Engineering Thailand)은 13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호텔라온제나는 28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저유가에 따른 물량 급감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부채비율이 올 상반기까지 534.6%에 달했고 3분기는 더 악화돼  1102.1%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포스코건설은 자산규모 면에서 포스코엔지니어링보다 10배 이상 차이가 나 합병해도 포스코건설 부채비율 증가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 포스코엔지니어링 해외법인 및 지사 현황. ⓒ포스코엔지니어링 홈페이지

◆포스코건설 부채비율↑ 신용평가 ‘부정적’
포스코건설의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96.6%로 흡수합병해도 부채비율 증가는 112%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부채비율을 100이하로 줄여서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한 것을 감안하면 합병이후 비용절감을 통해 100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3분기 해외건설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고 4분기 역시 해외건설 시장이 좋지 않아 좋은 실적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 부채비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합병 이후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중복된 조직을 개편하고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등 구조조정 비용도 발생 잠재적 리스크도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에서 포스코건설 신용등급을 잇달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발생에 따른 영업수익성 저하 △재무안정성 저하 △송도개발사업의 우발채무 리스크 확대 등 세 가지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유다.

브라질 일관제철소(CSP) 프로젝트를 비롯한 일부 사업에서 원가 상승이 발생해 올해 3분기까지 연결 누계기준 2천83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9월 말 연결기준으로 순차입금이 5천561억원까지 증가해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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