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당의 인적 청산 움직임에 부응해 친박 핵심 인사 중 처음으로 자진 탈당 의사를 표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는 오늘 당을 떠난다”며 “직전 당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탈당한다”고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의 화평을 기대하고 기원한다”고 덧붙였는데, 끝까지 탄핵안 부결을 호소했을 정도로 충실한 친박 역을 자처했던 이 전 대표의 탈당은 인적 청산 대상자로 꼽혀 자진 탈당 압박을 받고 있는 다른 친박 핵심 인사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같은 날 오전 열린 주요당직회의에서도 “새누리당은 반드시 절체절명의 혁신 과제를 성공시켜야 소위 도로친박당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할 수 있다”며 “현 사태에 대해 책임질 분들은 그 책임의 크기에 따라 책임져야 한다”고 전날에 이어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도 첫 자진 탈당자가 나오게 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인적 청산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고 요구해온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도 앞서 지난달 30일 “박근혜 정부에서 당 대표를 했던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실상 이 전 대표를 겨냥했던 점 역시 이날 첫 탈당 결행이 이뤄진 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2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탈당을 해야 한다, 거기에 버금가는 책임을 져야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책임의 경중 문제에 대해 언급한 만큼 최종적으로 탈당하게 될 친박 핵심 인사는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