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알 수 없는 한국경제의 꿍꿍이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국경제의 꿍꿍이
  • 오공훈
  • 승인 2004.04.03 2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출호조-내수부진의 결과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 덕분에 한국 경제는 큰 폭의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30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10개월 연속 흑자, 6개월 연속 20억달러 이상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 같은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 98년 12월의 31억7000만달러 이후 62개월만에 최대규모. 이에 따라 올해 들어 경상수지는 두 달 만에 54억1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늘고 여행은 줄고 이처럼 2월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지표 상으로 보면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확대된 데다 소득수지가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월 상품수지는 31억8000만달러 흑자로 흑자폭이 전월의 29억8000만달러보다 2억달러 확대됐다. 통관기준 수출은 193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5% 증가했으며, 수입은 173억9000만달러로 25.5% 증가했다. 2월 소득수지는 외환보유액 등 대외자산 운용수익이 늘어남에 따라 사상 최대인 5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사상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2월 서비스수지는 4억6000만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전달의 -7억7000만달러보다 3억달러 축소됐다. 이는 운수수지 흑자폭이 늘어난 데다 여행수지 적자폭이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달 여행수지는 내국인 출국자수 감소등으로 전달보다 적자폭이 1억5000만달러 감소한 3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운수수지는 3억4000만달러 흑자로 흑자규모가 전달보다 1억4000만달러 확대됐다. 한편 2월 자본수지는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되면서 22억2000만달러의 유입초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투자자금 유입액은 41억1000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1억달러 가량 줄었지만 예금은행들이 해외중장기채 발행에 활발히 나서면서 자본수지 흑자규모는 오히려 9억달러 가량 더 커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3월 상품수지는 2월과 비슷한 30억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며 "다만 계절적으로 2월에는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많아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증가했지만 3월은 운용수익보다 이자지급과 배당지급이 많은 달이어서 소득수지가 3월에 비해 12~13억달러 악화되는 요인이 있어 3월 경상흑자는 15억달러 내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출호조·내수부진의 결과는 경상수지의 대규모 흑자 이처럼 올해 들어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수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내수경기 침체로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수입이 늘지 않고 있는 것이 큰 작용을 하고 있다. 즉 수출호조, 내수부진의 경제양극화 현상이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해외 경기가 호전되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수입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증가하기는 했지만 국내 경기가 나빠 크게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수출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생산증대를 위해서는 필요한 원자재나 자본재 수입이 늘어나야 하는데 내수부진으로 그렇지 못하다 있다"며 "해외경기가 좋고 국내 경기가 나빠 국제수지가 개선되는 역설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