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피의자 신분 전환…삼성 ‘당혹’
이재용 부회장 피의자 신분 전환…삼성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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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구속영장 청구 방안도 열어놔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목)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목)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11일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내일(12일)오전에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 소환과 관련 당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특검팀의 예상치 못했던 피의자 신분 소환 통보에 당혹스런 반응이다. 특검팀이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것은 그만큼 혐의 입증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 범죄혐의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도움을 받은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인 최순실씨 일가에 특혜성 자금 지원에 이 부회장이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특검팀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안종범 수석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 이사장)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도록 했다는 지시 루트를 파악하고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특검팀은 청와대가 복지부를 동원 합병 찬성 압력을 넣었다고 보고 이 대가로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최씨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최순실씨 지원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 7월 15일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 회의를 열고 최순실씨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을 지시했고, 이후 박상진 사장이 독일로 건너가 최씨와 지원을 논의했다. 이후 최순실씨 딸 정유라를 지원하기 위해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78억여원을 지원했다. 또 최씨 조카 장시호가 실소유주인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했다.

특검팀은 이같은 삼성의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에 대한 대가라고 보고 뇌물 공여나 ‘3자 뇌물죄’뿐 아니라 직접 ‘뇌물죄’도 검토 이 부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은 박 대통령의 압박에 못이겨 최씨를 지원한 것으로 공갈 강요자의 피해자는 입장으로 대가성을 전면 부인했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장시호씨가 제출한 ‘제 2의 테블릿PC’가 공개되면서 삼성이 코너에 몰린 모양새다. 테블릿 PC에는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지원금 수수 등에 관한 다수 이메일이 발견되면서 12일 이재용 부회장 소환 조사에서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 부회장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후 구속영장 청구 방안도 열어놓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특검 조사를 성실히 받을 것”이라며 “특검 수사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과 승마 지원이 완전히 별개라는 사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 한해 그룹 인사 및 지주사 전환, 사업재편 등 굵직한 현안들이 쌓인 상황에서 실제 특검팀이 조사 이후 이 부회장에게 구속영장 청구 방안이 실현될 경우 삼성그룹 경영 전반에 걸쳐 ‘올 스톱’ 가능성이 커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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