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 확정되면, 해운-철강 등 전방위로 보복 확대될 것”, 공은 차기 정부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만난 결과를 전하며 “중국이 반대한다고 해도 상관치 않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미국도 사드배치 필요성에 대해 중국에 얘기하는 등 공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플린 내정자가 “대북 제재에 중국이 반드시 동참해 실효성이 있을 수 있도록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고도 전했다.
한편 중국 측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사드를 반드시 배치한다’는 김 실장의 발표와 관련,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 한중 관계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한국이 고집스럽게 사드배치를 강행하는 것을 정말로 원치 않는다. 이 문제로 한중관계가 훼손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보복도 이미 수면위로 많이 떠오른 상태다. 암묵적으로 진행된 중국 발 한류제재 한한령(限韓令) 때문에, 한류로 잘 나가던 한국 연예계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또한 한국 여행객을 제한하고 있으며, 수입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일부 반송조치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보복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 측에선 강경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뚜렷한 대책하나 내놓지 못하며 우왕좌왕이다. 사드 배치가 강행될 시, 중국의 온갖 보복은 더욱 심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지로 예정된 성주골프장을 내준 롯데그룹도 전전긍긍이다. 롯데 내 중국 법인들은 중국 당국에게 세무조사 등을 당하며 ‘털리고’ 있다. 롯데는 국방부와 토지교환(남양주 군용지와 교환)을 의결하는 이사회를 지난 3일 개최하려 했으나 이사회를 돌연 연기했다. 한쪽에선 탄핵된 정부의 압박을, 다른 한쪽에선 중국의 보복을 받고 있다.
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롯데를 대표적인 ‘정경유착’ 기업으로 지목하며 박영수 특검팀에 신동빈 회장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 “80~100만명 오가며 사업…골병 들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을 만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YTN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저뿐만 아니라 지금 중국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약 80만 명에서 100만 명 정도 오가면서 사업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싸늘하다는 느낌이다. 통관도 안 되고, 복수 비자 발급도 안 해주고, 보이지 않게 골병이 들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송 의원은 이어 “사드 배치가 강행되면 아직 보복은 시작도 안했다는 분위기다. 진행되면 해운, 철강 분야로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나아가 “저는 이렇게 본다. 사드 배치가 도대체 왜 우리 국가의 의사인가. 우리 국민의 동의를 받았어요? 사드 배치 일방적으로 최순실이 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라고 비판하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하면서 왜 바보처럼 한쪽에 그렇게 편을 드냐는 거다. 이 문제가 미국이 만약에 사드 배치를 요구한다면, 이 문제를 가지고 중국을 만나 북핵 문제 때문에 나온 거니까, 그러면 중국이 실효성 있는 북핵 해결에 납득할만한 성의 있는 자세와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공을 중국으로 넘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서 풀어낼 수 있는데, 이렇게 바보처럼 우리 외교를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했으니 이것이 국가 의사이며 이것에 반대하면 안 된다는 건 북한 김정은 식”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가 ‘사드 배치 문제는 다음 정부로 넘기라’고 한 데 대해선 “이미 차기정권에서 하게 돼 있다. 원래 12월 계획 아니냐”라며 “이미 탄핵소추 빨리 된다면 넘겨라, 이게 아니라 실제로 현재 국방부 목표가 12월 정도로 되어 있는 것”이라며 차기 정부의 문제임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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