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가 뭐길래’…백화점, 수익성 탓에 VIP관리 경쟁
‘VIP가 뭐길래’…백화점, 수익성 탓에 VIP관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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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기준 연간 구매액 높아 서민층은 VIP가입 힘들어
▲ 경기불황에 서민들의 지갑은 닫히는 대신 VIP고객의 씀씀이는 줄어들지 않으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백화점 '빅3'인 롯데·현대百·신세계 백화점이 VIP마케팅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김용철 기자] “그들은 자신들이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껴야 더더욱 열심히 돈을 쓰지 않겠어요? 내년부터 VIP고객 수에 제한을 두세요. VIP고객 전체에 알려서 그들이 그 그룹에서 탈락하지 않게 더 열심히 돈을 쓰게 만들어야 할거 아네요.”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VIP선정 보고를 받는 백화점 사장 현빈이 한 대사다.

VIP관리가 백화점업계 매출 신장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으로 백화점업계는 경쟁사로부터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혜택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VIP등급을 매기고 관리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빅3로 불리는 롯데·현대百·신세계 백화점의 VIP등급 기준이 되는 연간구매액을 살펴보면 평균 구매액이 1500만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이 지난해 12월28일 발표한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근로소득자의 평균 급여액은 3245만 원으로 낮은 백화점 VIP등급 기준에 해당되려면 평균 급여의 약 50%를 구매해야 한다. 때문에 VIP등급 기준이 급여수준에 맞게 정해진 것이 아니다 보니 지갑이 얇은 고객들은 VIP 등급에 들어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줄어드는 수익 탓에 VIP영토 확장 나서
그렇다고 백화점업계를 탓할 수만은 없다. 경기불황에 서민들의 지갑은 닫히는 대신 VIP고객의 씀씀이는 줄어들지 않으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VIP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롯데·현대百·신세계 백화점의 VIP등급 기준을 살펴보면 먼저 롯데백화점은 MVG와 에비뉴엘 두 가지로 VIP 제도를 운영한다.

MVG 고객은 프레스티지, 크라운, 에이스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연간 6000만원 이상 구매는 프레스티지, 3500만원 이상 구매는 크라운 고객, 1500만원~ 2000만원 이상 구매는 ACE 고객으로 나뉜다. 에비뉴엘의 경우 연간 1억원 이상 구매는 LVVIP 고객, 6천만원 이상 구매는 VVIP, 3000만원 이상 구매는 VIP로 나누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고객에겐 무료 주차, 발렛파킹, 상시 5% 할인, 전용 라운지 이용 기념일 및 명절 선물, 문화센터 50% 할인, 잡지 정기구독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그동안 대중적인 이미지를 살려 대표적인 ‘서민백화점’ 이미지를 굳혀왔던 롯데백화점이 VIP고객층으로 타깃층을 돌린 고급화 전략은 줄어드는 수익성 탓에 있다. 고급화 마케팅이 서민고객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MVG 고객의 매출 비중은 2011년 19.1%, 2012년 19.8%, 2013년 20.3%, 2014년 20.9%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등급 기준을 연간 4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쟈스민’으로 구분하고, 연 4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은 클럽자스민, 그 이상 구매고객은 블루, 블랙 등으로 나눠 관리한다.

클럽과 블루쟈스민 등급은 전점 발레파킹 및 전일 무료주차, 상시 5% 할인, 클럽쟈스민 라운지 이용, 연 1회 기차여행, 정기공연 VIP석 초대, 기념일 및 명절 선물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블랙쟈스민은 클럽, 블루쟈스민에 제공되는 혜택에 퍼스널 쇼퍼 등 고객별 맞춤 혜택이 추가된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트리니티 등급을 제외하고 ‘퍼스트프라임’은 ‘다이아몬드’로, ‘퍼스트’는 ‘플래티넘’, ‘아너스’는 ‘골드’, ‘로얄’은 ‘블랙’으로 명칭을 바꾸고 여기에 레드 등급을 추가했다. 등급기준은 구매액 최상위 999명에 해당하는 트리니티 등급과 연간 구매액 기준이 6000만원 이상인 다이아몬드, 4000만원 이상인 플래티넘, 2000만원 이상인 골드, 800만원 이상인 블랙으로 구매횟수는 연 12회 이상이다. 여기에 신규 추가된 연 400만원, 24회 구매 이상 실적이 충족되면 레드등급을 받을 수 있다.

기존 5단계였던 VIP등급을 1단계 등급을 추가 6등급으로 VIP 등급 체계에 변경을 주며 VIP등급 진입 장벽을 낮춘 게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이 VIP등급 손질에 나선 것은 김영란법과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매출이 줄자 대대적인 할인행사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래 잠재고객인 20~30대 젊은 VIP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매출에서 VIP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하면서 VIP영토 확장에 신규고객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구매력은 약하지만 미래의 VIP고객이 될 수 있는 20~30대 젊은 VIP 고객을 확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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