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이재용, 기회 살리지 못하고 구태 일삼다 간다”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뇌물공여를 비롯,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대한 법률위반,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 등이 적용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정유라 모녀에 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뇌물로 건넨 것으로 판단한 금액은 총 430여억원이다. 최순실씨 소유인 코레스포츠에 정유라씨 승마지원 명목으로 지원한 220억원과 장시호씨가 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원을 비롯,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204억원도 포함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소추에 대한 핵심요인 중 하나는 바로 ‘뇌물수수’ 의혹이기 때문이다.
특검의 전격적인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 이재화 민변 변호사는 트위터에서 “역시 특검이다. 박영수 특검은 국민특검”이라며 “이제 헌법재판소가 ‘조기탄핵’으로 화답할 차례”라고 화답했다. 이 변호사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의 법률팀에 속해 있다.
그는 지난 12일 트위터에서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해야하는 이유>로 5가지 이유를 거론하기도 했다.
1. 최순실 국정농단에 실탄을 제공한 장본인이다. 2. 국민연금을 경영권 승계에 이용해 죄질 나쁘다. 3. 뇌물공여 액수가 크다. 4. 증거인멸 전력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 5. 청문회에서 위증했다.
MBC 기자시절 <삼성 X파일>을 보도했던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도 트위터에서 “10년전 전과자가 돼 가면서까지 삼성X파일을 보도해 선친 이건희의 뇌물경영을 고발하고 이학수와 가신들을 청산해줬건만, 동년배 이재용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구태를 일삼다 가는구나”라며 “위기 속에서 새 길을 택하지 않으면 개인도 조직도 살아날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송영길 의원도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환영의 뜻을 전한 뒤 “박근혜와 함께 구속기소, 정의의 법정에 세워 삼성이 투명한 기업경영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도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의 피해자가 아닌 최대 수혜자다. 그에게는 껌 값에 불과한 뇌물을 주고 몇십조일지 모르는 막대한 이권을 챙겼다.”고 지적하며 “법원이 법과 원칙에 따른 결정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삼성직업병 79번째 피해자 31살 고 김기철씨의 발인이 있는 오늘, 특검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사람목숨마저 돈벌이수단인 재벌의 관행,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권의 공식 논평에서도 특검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법 앞에 성역은 없다"며 "재벌 총수가 저런 상황에 처했다 하더라도 삼성 관계자들은 국민에 대해 더욱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흔들림 없이 경제활동에 매진해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특검이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을 고려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왔고 충분한 혐의가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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