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판단에 삼성의 운명 결정돼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특검에 출석한 이 부회장은 시종일관 굳은얼굴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특검 사무실로 올라갔다. ‘운명의 날’을 맞은 삼성그룹은 법원의 영장심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날이기에 이날 삼성그룹은 매주 수요일 열렸던 삼성사장단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때문에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삼성사장단은 이날만큼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강연을 듣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껴 미래전략실에서 취소했다.
삼성 서초사옥은 무거운 침묵만 흐르고 있다. 최순실게이트 사태로 수사선상에 오른 재벌 총수 중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뿐 아니라 삼성그룹 총수 일가 중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삼성그룹 일가 중 처음 있게 되는 일이기에 삼성그룹에 미칠 후폭풍은 상상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망연자실했던 삼성그룹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희망을 걸고 있다. 삼성그룹은 “특검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일은 결코 없고 특히,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힌 공식 입장을 영장실질 심사에서 계속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구속이 될 경우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된다. 단 한번도 오너 구속 사태를 맞이하지 않은 삼성으로선 총수부재로 그룹을 이끌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와 특검조사로 지난해 단행했어야 할 사장단 인사 및 정기 임원인사가 무기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올해 사업계획 및 투자가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그룹 수장의 경영공백 상태로 인한 경영전반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