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검찰·변협, 갈등 깊어져
대법원장-검찰·변협, 갈등 깊어져
  • 문충용
  • 승인 2006.09.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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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묵묵부답, 민변 “발언을 왜곡하지 말라”
▲ 이용훈 대법원장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으로 시작된 법조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22일 광주 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 총장은 “최근 검찰의 역할과 수사에 대한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법조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대법원장이) 다른 법조계의 직무와 역할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은 대법원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헌변은 “대법원장이 법원의 역사를 비하하고 검찰 수사기록과 변호사의 소송 행위를 막된 소리로 비하했다”며 대법원장의 발언을 ‘선동’이라고 규정했다.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대한변호사협회도 25일 정기 상임이사회에서 후속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변협은 대법원장 퇴진 서명운동과 명예훼손 소송, 탄핵 추진 등의 대응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는 “변호사 개업 5년간 수십억원을 번 대법원장이 할 말이 아니다”라는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는 대법원장의 발언 취지를 왜곡하지 말라며 검찰과 변협을 비판하고 있어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변은 “수사기록 발언은 검찰 수사자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법관들에 대한 훈시이며, 공판중심주의를 확립하는 취지”라며 검찰과 변협이 말꼬리를 잡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판중심주의란 검찰의 수사자료에 의존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법관이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 진술을 직접 듣고 유무죄를 판단하는 인권 존중형 사법개혁주의를 말한다. 법원공무원노조도 대법원장 사퇴요구는 사법개혁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반발했다. 한편 대법원장은 검찰과 변협의 반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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