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 이후 검토 수정 등 개선하고 있다 해명

사진/시사포커스DB
알바 임금 83억원을 체불해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지탄을 받았던 이랜드가 사과 이후에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으로 이번 불법 부당행위는 두 얼굴의 이랜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블랙기업 이랜드의 실체>종합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15분 꺾기’ 출퇴근시간 조작 등 불법 부당행위를 계속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대국민 사과 뒤에선 불법행위
이랜드파크 자연별곡 한 매장에 입사해 한달째 접어든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퇴근기록부는 수기 작성하고 15분단위로 체크하게 하고 있는데 근로계약서 출퇴근시간과 실제 근로하는 시간이 전혀 다그고 휴게시간도 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제보자는 “휴게시간 달라고 말했더니 왜 그런 이야기를 하냐며 매장 바쁜 거 안보이냐고 말해 눈치 줘서 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정미 의원은 “작년 12월에도 임금을 15분 단위로 기록하는 ‘15분 꺽기’ 스케쥴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5분 꺽기는 대표적인 부당 임금 지급 행위다.
‘15분 꺽기’ 외에도 더 심각한 것은 출퇴근시간도 조작한 것이다. 애슐리 한 매장에선 이랜드 본사 혁신 5대방안 발표 이후에도 근무시간 조작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월3일에도 매니저가 아르바이트의 출근시간을 더 늦게 나온 것으로 조작했으며 지난해 11월11일에는 퇴근시간 기록을 1시간 일찍 앞당겨 근로시간을 줄이기도 했다. 실제로 수기 출퇴근부 출근시간에 12시 50분 기록되어 있음에도 매장 담당자가 카톡으로 13시 조작 지시하고 실제 전산상에는 조작된 시간이 입력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작년 11월과 12월은 이미 이랜드가 1차 사과를 하고 고용노동부가 이랜드파크 전국 360개 직영매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던 기간 (2016.10.27 ~ 2016.12.9)이었다는 점이다. 이정미 의원실에 따르면 적발된 애슐리 매장과 자연별곡 매장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대상이었다는 점이다. 이랜드가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정부의 근로감독을 받으면서도 뒤에서 불법행위를 계속 저질렀던 셈이다.
◆열정페이에 종교 강요는…
임금체불과 열정페이, 각종 부당행위는 이랜드파크만이 아닌 전 계열사에서 만연했다. 실제 이랜드월드에서 2년6개월간 계약직으로 근무한 취업준비생은 열정페이로 소중한 시간을 날려버렸다.
한 제보자가 정의당 노동상담 게시판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고 계약직으로 1년을 근무한 후, 회사 사정을 이유로 다시 1년을 더 근무했다가, 이후에도 계약직을 6개월 연장한 후 결국 계약직으로 퇴사했다. 이는 기간제법 위반이다.
이외에도 이랜드 리테일 신발 브랜드 슈펜 매장 매니져를 거쳐 퇴사한 제보자에 따르면 퇴근 2시간 전에 매장 직원들을 불러 모아 지문을 찍어 퇴근처리한 수법으로 2시간 연장근무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본사는 ‘봉사’ 개념으로 교육을 하며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셈이다. 이밖에 이랜드 박성수 회장 등 임원진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새벽 1시까지 무급으로 청소한 일도 있었다. 군대 사장단 방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이는 ‘본사 지침’이라는 게 제보자의 증언이다.
아르바이트생 외에 정규직도 부당행위의 예외가 아니었다. 이정미 의원실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이랜드시스템즈 근로계약서상 출근시간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해 기독교 성경 프로그램중 하나인 QT를 최근에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에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어 종교를 가지라고 강제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데 이랜드 계열사 사업장은 근로계약상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는 것도 모자라 자율적인 선택이고 사측의 방침이다고 말은 했지만 매일 참석자를 체크하고 기독교활동을 카톡방에 사진 촬영해 남기는 등 종교활동을 강요했음에도 이에 대한 별도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대국민사과에서 QT 시간 개선을 선언했다. 이정미 의원실에 따르면 일부 계열사에선 7시간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 관계자는 “대국민 사과 이후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 검토하고 수정해 나가고 있다”며 “이같은 지적에 대해 본사에서 완벽하게 바꿔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시간 일찍 출근 관련에서는 “개선됐다”며 “정시에 출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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