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국' 지위 위협받나-신혼부부 동원 필로폰 밀반입
`마약청정국' 지위 위협받나-신혼부부 동원 필로폰 밀반입
  • 박수진
  • 승인 2006.09.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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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교류 증가할수록 우리나라에 밀반입 필로폰 양이 더 늘어날 우려
한국이 국제 마약 거래의 중간 경유지로 활용돼 `마약 청정국'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정윤기)는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괌으로 필로폰을 밀수한 최모씨(54)와 이모씨(35)를 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달 중순 필로폰 530g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중국 칭다오에서 인천행 여객선을 타고 인천항에 도착한 뒤 다시 인천공항을 통해 공범 이씨가 있는 괌으로 필로폰을 밀수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국정원, 미국 마약청 등과 공조해 최씨와 연계된 괌 현지의 밀수 조직원을 검거하고 최씨 등이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을 전량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 등은 우리나라를 필로폰 유통의 중간 경유지로 이용하는가 하면 가짜 `신혼부부'를 동원하는 등 범죄 수법이 대단히 치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중국 단동에서 인천항으로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로 탈북자 유모씨(46)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1.8kg을 압수했다. 탈북자들로부터 압수한 필로폰의 양은 지난 한해동안 국내에서 압수된 필로폰이 20kg에 달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번의 수사에서 상당한 양을 적발한 것이다. 지난 5월에도 150억원대 필로폰을 중국에서 들여온 조선족 4명이 덜미가 잡히는 등 중국산 필로폰의 폐해는 날로 심각해 지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중국에서 헤로인은 내수용으로 필로폰은 밀수용으로 주로 제작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중국 내 압수마약 중 헤로인은 10.9t이었던 반면 필로폰은 2.74t에 불과했다. 상당량이 인접 국가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중국과 교류가 증가할수록 우리나라에 밀반입되는 필로폰의 양이 늘어날 수 있어 우려 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적극적인 마약 수사뿐 아니라 투약자 재활치료에도 역량을 집중해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굳게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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