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분모 ‘반문’뿐 주도권 싸움 치열...선거지원금 노려 다자구도 되면 문 유리

◆문재인 "반문연대·제3지대는 정권연장 위한 연대“
문 전 대표는 31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반문연대나 제3지대 등의 움직임은 결국 정권연장을 위한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규정했다.
그는 야권의 원심력이 커지고, 당 밖에서는 ‘반문연대’ 구상도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원심력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여러 당이 함께 바다를 향해서 흘러가는데 흘러가면서 그 강물들이 서로 모이게 되고, 드디어 바다에 닿아서는 하나가 되는 것이다. 정권교체의 대의에 찬성하는 세력과는 언제든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앞서가고 있고 제가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야권세력과 힘을 모으는 노력을 꾸준히 하겠다. 만약 끝내 통합이 되지 않으면 저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께서 유권자 단일화 유권자 통합을 해 주실 것”이라고 야권통합을 자신했다.
또 “빅텐트, 제3지대, 반문연대 얘기가 있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것이 국민의 대세이고, 또 정권교체를 해낼 사람으로 문재인을 지목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인데 이런 움직임은 결국은 정권교체를 반대하는 연대 정권연장을 하는 연대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30일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단언하건대 빅텐트는 사막의 강한 바람에, 국민의 민심에 날아가 버릴 것이다. 빅텐트든 스몰텐트든 민심과 동떨어진 곳에 세우면 기둥도 박지 못하고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지금의 빅텐트론은 필연적으로 범새누리당 세력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과 다르지 않은 분들끼리 모여 기득권을 연장하려는 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정치 적폐 중 하나일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과한다며, 여권과 완전히 등을 진 전여옥 전 의원도 31일 채널A ‘외부자들’에서 “빅텐트가 ‘떴다방’이 될 수 있다. 빅텐트가 여러 개 생기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고 직설을 날렸다. 정봉주 전 의원은 “새누리당-바른정당-국민의당-무소속 의원들이 서로가 기준이 되려는 빅텐트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진중권 교수는 “말이 텐트지 빅텐트는 가능하지 않다. 빅텐트가 생긴다면 ‘UN 난민촌 텐트’가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문 전 대표와 민주당 관계자 등이 빅텐트에 대해 일제히 날을 세우는 것은 설을 전후해 이른바 ‘반문비박’ 세력들 사이에 빅텐트를 화두로 활발한 접촉과 모색이 이루어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빅텐트라며 대선주자 영입·연대 추진...반기문은? “글쎄...”
국민의당을 빅텐트로 하자고 주장하면서 대선주자들의 입당을 권유해온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연휴를 전후해 대선주자 또는 진영들과 활발한 접촉을 했고, 30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박 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만나서 여러 가지 의견을 교환했지만 그 분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안 하신다까지는 이야기가 안 됐지만 개헌문제 등 대선정국에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또 “반기문 전 총장과는 오늘 오전 시내 모처에서 만나서 처음으로 구체적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지금까지 해온 대화의 범주 내에서 반 전 총장이 지금도 (입당을) 생각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비록 반기문 전 총장과 우리가 함께 해야 된다는 그런 여론도 있었지만 총장께서 귀국 후 일련의 발언, 언행에 대해서 우리가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설사 국민의당의 입당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받을 수 없다, 함께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설명을 종합하면 결국 손학규, 정운찬과는 사실상 연대가 되고, 김종인은 논의 중이고 반기문과는 현재로서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단 박 대표로서는 폭넓은 접촉으로 ‘반문비박’과의 연대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단 반 총장에 대해서는 ‘비박’임을 확실히 보여달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정운찬 전 총리와 26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동반성장 등 5개 조항에 합의했다. 또 28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전화로 “서로 도울 부분이 있으면 서로 돕자, 조만간 만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 시장 측은 "신년 덕담 외 정치적 이야기는 없었다. 박 시장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종인 ‘50대 역할론’으로 안희정·유승민·남경필에 눈독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의 행보는 뜻밖으로 본인이 ‘킹’을 원하는지 ‘킹메이커’를 원하는지 헷갈릴 정도다. 박지원 대표와의 만남에서 ‘반문’이라는 공동의 DNA를 확인하기 전 25일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만남에서는 탈당까지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50대 역할론’을 주장하고 있다.

조만간 거취를 밝히겠다는 김 전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할 경우 반기문 전 총장보다는 50대 주자와의 연대를 통해 개헌을 추진하며 보수와 중도세력을 묶으려는 구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첫 단추를 잘못 꿴 반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여야 50대 주자들과 함께 개헌을 통해 새로운 국가 시스템을 만들자는 파격 행보를 할 경우 반 전 총장을 대신해 보수·중도세력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가 하는 50대 대선주자는 안 지사를 비롯해,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중앙일보’의 보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으며, 안 지사의 대변인으로 김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수현 전 의원은 "김 전 대표의 탈당 권유는 사실성이 떨어진다. 안 지사에게도 확인해보니 '그냥 열심히 하라고 덕담하고 격려해주셨다'고 했다"며 "어쨌든 안 지사가 정당정치의 원칙에 대해서 목이 쉬도록 제일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이에게 탈당하라고 권유할 김 전 대표의 인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50대 역할론’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박 전 의원은 "김 전 대표가 평소 이번 대선은 50대의 경쟁이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공·사석에서 말했다"며 "50대가 본선에서 경쟁하려면 각 당에서 후보가 돼야 하는데, 그렇게 안 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있는 만큼 50대가 모여서 정당을 하나 만들든가, 제3지대에서 모이는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서 해석할 수는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신당추진...당대당 후보단일화의 걸림돌은 ‘선거지원금’
반기문 전 유엔 총장도 30일 박지원 대표와의 회동 전에 27일 손학규 국민주권대혁회의 의장, 29일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연쇄접촉하며 ‘대선 전 분권형 개헌’을 통한 연대를 제안했다.

반 전 총장은 김무성 의원과 ‘친박·친문 패권 청산을 위한 대선 전 분권형 개헌 추진’에 합의했으나 바른정당입당 가능성 보다는 신당창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3월 초 신당 창당을 마친다는 내부보고서가 유출되기도 했는데, 신당 창당 후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과 당대당 통합 또는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는 것이 후발주자에다 지지율 상승세가 보이지 않는 그로서는 몸집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제외한 제3지대에서의 합종연횡은 ‘빅텐트’든 ‘스몰텐트’든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반문연대’라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나, 주도권 쟁탈을 위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반문연대’가 ‘빅텐트’를 세워 성공할 가능성은 당과 진영, 후보군의 수가 많아 쉽지 않아 보이는데, 선거보조금이라는 변수도 존재한다.
선거보조금은 1년치의 정당보조금 수준으로 지급되는데, 대선후보를 내지 않으면 받을 수 없고, 중도사퇴해도 반환해야 한다. 결국 기존의 모든 정당이 후보를 내고 완주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럴 경우 빅텐트의 완결판인 후보단일화는 불가능하고, 당대당 통합이라는 더 크고 먼 산을 넘어야 한다. 이번 대선의 최대상수인 짧은 대선일정을 감안하면, 변수와 이해관계만 늘어나고 복잡해져가는 양상이다. 3자 이상의 다자구도로 본선이 치러질 경우 유리한 것은 문재인 전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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