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검 수사 가능성

지난달 25일 포스코 이사회가 권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오는 3월 10일 주주총회에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연임이 확정된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이 지난 3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실적을 대폭 향상시킨 성과를 중시, 차기 CEO 후보로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들이 근거가 없거나 회장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검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순실씨가 청와대를 통해 포스코 이권 사업에 발을 들여 놓으며 사익을 추구한 정황이 지속적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지분 강탈, 스포츠팀 창단 강요, 임원 인사 개입 등 전방위로 손을 뻗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권오준 회장의 역할과 비중에 초점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 특검 수사 확대되며 의혹 증폭
권오준 회장은 이미 지난해 11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차은택씨 등의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 미르·K스포츠 재단 49억원 출연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권오준 회장에게 특별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권 회장 본인 역시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본격 출범하자 권오준 회장 역시 특검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비로소 지난달 23일 특검은 포스코 경영지원부문장을 지낸 김응규 전 포항스틸러스 사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2014년 권오준 회장 선임과 관련한 경위 등을 조사하며 최순실씨의 포스코 인사 개입 의혹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이어 28일 특검은 포스코가 지난해 시행한 대구과학관 내 철강 홍보시설 설치사업에 최순실씨 측이 관여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르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리 개입해 포스코에 특정인사를 소개했으며, 결국 그 인사가 지정한 업체가 해당 용역 수의계약으로 발주됐다는 것이다. 또한, 계약 과정에서 최순실씨가 자신이 실소유한 회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대행수수료 2억원을 챙겼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대구과학관 사업을 최순실씨가 배후 조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권오준 회장이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권 회장의 묵인과 방조 없이 최순실씨가 포스코와 관련한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청와대가 채용을 요구한 인물에 대한 인사 동향을 권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수차례 보고한 정황도 특검에 의해 포착됐다. 특검에 따르면 권 회장은 2014년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김영수 대표의 선임 과정에서 인사 상황을 수시로 안종범 전 수석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 전 수석이 채용을 요구하는 인사를 위해 기존에 없던 직위까지 신설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밖에 특검은 최순실씨 측과 권 회장 사이에 포스코 자회사 3곳의 대표이사직을 주고받기로 약속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한 측근으로부터 “2014년 3월 취임한 권 회장이 최씨 측에 ‘포스코 자회사 3곳의 대표이사 자리를 추천해 주는 인사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 특검 소환 가능성 높아져
이처럼 권오준 회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정황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최순실 씨의 포스코 이권 사업 및 인사 개입 사실이 한층 짙어짐에 따라 권 회장이 이에 어느 선까지 관여했는지 추가 의혹이나 뒷받침할 증거․증언이 나올 경우 특검의 추가 소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검은 필요할 경우 권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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