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이후 지갑 ‘닫는’ 유커들, 상인들 90% “매출 감소”
사드 이후 지갑 ‘닫는’ 유커들, 상인들 90% “매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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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관광객 늘었다”는데, 상반된 분위기
▲ 정부의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 서울 주요상권의 체감 매출액이 ‘뚝’ 떨어진 것으로 조사된 발표가 나왔다. ⓒ뉴스타파
[시사포커스/고승은 기자] 정부의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 서울 주요상권의 체감 매출액이 ‘뚝’ 떨어진 것으로 조사된 발표가 나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최근 "사드 배치에도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늘었다"고 주장한 것과는 달리,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 분위기는 우울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지갑을 열지 않는 셈이다.
 
지난 1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 김종훈 무소속 의원은 <사드 배치로 인한 상인 체감 경기 설문조사>를 국회서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홍대, 명동, 동대문, 이대 등 주요 상권의 상인 463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해당 지역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사드배치 결정 이후 전년대비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는 응답이 41.3%를 기록했다. 매출이 20~50% 줄었다는 응답도 29.4%에 달했다. 최소 20% 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가 넘는다. 응답자의 18.4%는 20% 이하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은 9.5%였고 늘었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상인들은 ‘매출 하락’의 주요원인(복수응답)으로 유커의 감소라고 입을 모았다. 비율은 85%에 달했다. 답변한 상인 46.7%는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답했다. 이어 30~50%를 차지한다는 답변은 23.5%, 10~30%를 차지하는 곳은 21.0%, 10% 미만은 8.9%로 나타났다. 매출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특히 응답자의 74.5%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게 느껴진다’고 답했으며. 19.3%는 ‘조금 줄었다’고 답했다.
 
◆ “맞아죽으나 굶어죽으나 마찬가지인데. 사드 신중했어야”
 
설문조사를 주도한 김종훈 의원은 2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황교안 총리가 ‘중국의 관광객이 늘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통계상 중국의 관광객 수는 늘었다고 하지만, 실제 상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부분은 상당히 다른 문제인 것 같다”며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중국관광객들이 사드 배치 이후에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을 거라 본다. 또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여긴다”고 반박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김 의원은 또 “(중국에서) 지금 전반적으로 화장품 등에 대해 수입을 규제하기 시작했는데, 앞으론 개인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관광객들에게도 심리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갑을 닫을 경우, 서울시내면세점들의 적자생존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최근 재개장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모습 ⓒ뉴시스
그는 또 상인들의 반응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경기가 어렵다보니까 그 영향도 있을 거라고 저도 생각하지만, 관광객 수가 줄어들기도 하고 소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게 동반돼 나타난 측면도 더러 있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도 매출이 관광객 수에 의해 줄어든 건 분명하다고 (상인들이)얘기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한 상인들의 반응에 대해선 “맞아죽으나 굶어죽으나 마찬가지인데, 참 경제적 어려움이 많을 때 이런 부분은 좀 신중해야 되지 않느냐. 이런 의견들을 말씀해주셨다. 물론 10명 중 한두 분은 배치가 필요하다고들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경제가 워낙 어려운 상황이고 민생이 바닥이다 보니까 이러한 문제를 충분히 고려해서 함께 판단했어야 한다. 이런 의견들을 많이 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시, 면세점업계의 수익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문을 연 서울시내 신규면세점들은 줄줄이 적자행진 중이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사업자 4곳(호텔롯데, 현대백화점, 신세계DF, 탑시티)이 추가로 선정되며 시장이 더욱 포화상태라, 업계의 적자생존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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