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도 前위원장 중도하차한 뒤 두번째 파행 사태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영황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퇴 이유가 '고혈압 등 지병으로 인한 건강 악화'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3대 위원장으로 취임한 조영황씨가 25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제18차 전원위원회에서 돌연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국가인권위원장은 3년 임기인데 조 위원장은 2008년 4월 퇴임 예정으로 임기가 반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조 위원장의 사퇴 표명으로 인권위는 지난해 3월 2대 최영도 前 위원장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뒤 두번째 파행 사태를 맞게 됐다.
조 위원장은 전원위원회가 시작하자마자 김호준 상임위원이 "지난번 워크샵 퇴장 건은 어떻게 된거냐"고 묻자 "워크샵 퇴장 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위원장직을 그만 두겠다"고 말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조 위원장의 '깜짝' 발언에 당황한 10 여명의 위원들은 기자를 포함한 방청객들을 내보낸 뒤 2시간 동안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명재 홍보협력팀장은 오후 3시40분께 긴급 기자회견에서 "조 위원장이 고혈압 등 오랜 지병으로 건강이 안 좋았다"며 "위원회 업무 처리에 있어 감당이 안 된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해 왔고, 공식적인 사퇴 이유는 이게 다라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문제의 워크숍은 지난 주 금요일 수유리에서 위원장을 포함한 비상임위원과 상임위원 등 11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며 "인권위원들이 최근 인권위의 위기상황과 향후 대책에 대해 비공개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위원장의 갑작스런 퇴장 이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또 "어떤 기관이건 사퇴하면서 자신의 심경을 정확히 밝히는 일은 드물다"며 "본인이 입을 다무는 한 그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팀장은 "위원장이 부재 중이거나 출장 중일 때는 사표가 정식 수리되지 않더라도 직무대행을 맡길 수 있다"며 "오늘 전원위원회에서 최영애 상임위원에게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이날 재건축 재개발과정에서의 학습권 보장 방안, 과잉진압에 의한 인권침해 문제 등 4건을 의결하려 했지만 조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조 위원장은 사시 10회 출신으로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 공소유지 담당변호사,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피해법률지원본부장,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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