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보고 투명경영위원회 문제점 노출
현대차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총 128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현대차 68억원, 현대모비스 31억9천만원, 기아차 27억3천만원 3개 회사가 금액을 나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53개 기업 중 포스코와 KT만 이사회 결의로 진행됐고, 이사회 산하기구에 보고한 기업이 4건에 불과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기아차가 각각 이사회 산하 투명경영위원회, 윤리위원회에 안건으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 되지 않았다고 알려진 현대차는 투명경영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알렸다.
투명경영위원회는 주요 자산취득 등 주주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경영 사항이나 배당과 같은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 등 위원회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이사회에 주주의 권익을 반영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4년 한전 부지를 감정가의 3배가량에 낙찰받아 논란이 되면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만든 기구다. 위원회 정관 규칙에 따르면 기금 출연 등에 관한 것은 실적 보고를 해야 하지만 위 사안은 해당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또 이 사안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사항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투명경영위원회에 보고가 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당시 두 재단에 대한 성격 및 조직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형식적인 보고에 기인한다. 때문에 거액 출연에 대한 주주들의 권익이 손상될 수 있음에도 형식적인 보고로 투명경영위원회의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경영 전반을 볼 수 있는 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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