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운영하는 녹차밭 농업용수 관정 관청에 기부채납 제안

아모레퍼시픽은 서귀포시 도순동에 돌송이차밭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내용은 (주)아모레퍼시픽과 농업회사법인(주) 오설록농장이 2023년까지 1147억원을 투자해 서귀포시 강정동 3600번지 일대 43만7331㎡ 부지에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조성이다.
이 과정에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졌지만 주민들이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개발사업의 부당개발 방지 청원을 철회하면서 논란이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서귀포시와 아모레측이 체결한 MOU와 관련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인허가 문제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면서 재점화 양상을 띠고 있다.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사설관정을 상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부채납이 가능한 것과 2015년 8월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용역에 이 곳에 대한 도시계획도로 확포장 사업이 포함된 것에 논란의 주 요지다.
아모레퍼시픽은 당초 관광단지에 공급하기 위해 지하수를 뽑아 쓸 관정 개발 계획을 세웠지만 이를 포기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다원에 있는 농업용 지하수 관정을 활용하겠다며 제주도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내용은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농업용 지하수 관정을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에 기부채납한 후 숙박시설 등에 사용하겠다는 것.
문제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7조에 ‘기부에 조건이 붙은 경우에는 기부채납을 받아서는 아니된다’고 나와 있다. 이 법대로라면 아모레퍼시픽은 농업용 지하수 관정을 상용할 수 없다.
제주도 김영진 상하수도본부장은 “지금은 기부채납을 받지 않고 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공공상수도 사용을 조건으로 한 기부채납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돼있다”고 답변했다.
만약 농업용수를 기부채납 받아 생활용수로 공급하게 해 준다면 다른 사업자들도 이같은 방식으로 건축허가를 내 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기부채납 자체가 특혜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일단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아모레퍼시픽의 농업용 지하수 관정을 활용 계획은 물거품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고대현 도 환경자산물관리과장은 “농업용수를 생활용수로 바꿔야 하는데 상수도로 쓰일 것인지 파악해야 하지만 상하수도본부에서 기부채납을 안 받겠다고 하면 용도변경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논란이 또 제기되자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혜 시비가 있을 것이다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현재 자사가 운영하는 녹차밭 농업용수 관정이 있어 이를 활용해 기존 농업용수를 줄인 만큼 양을 인근 주민들의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주무관청에 제안한 것일 뿐 특혜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과거 사례나 수질 검사 등 주무관청의 종합적 검토 이후 가이드라인 전해줄 것을 사측에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며 “제안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회신이 오면 수정해서 다른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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