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장 인사청탁 의혹…'ATM사업 1684억 특혜'
기업은행장 인사청탁 의혹…'ATM사업 1684억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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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ATM 하청기업, 5년 거래 연장하려 금융위에 인사청탁”
▲ IBK기업은행 김도진 신임 은행장이 지난해 인선에서 인사청탁이 있었다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해 국감에서부터 제기됐는데, 특히 ATM사업 관련해 시설 설치 하청기업에 1600억원의 손실을 보고도 일감을 몰아줘 '특혜'라는 주장이 16일 이학영의원에게서 재차 제기됐다. 앞서 기업은행 노조는 이 하청기업 대표가 김도진 기업은행 행장을 밀어주기 위해 거래소이사장과 함께 4자간 회의 자리에서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부정청탁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기업은행 김도진 신임 행장 인선과정에서 검은커넥션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이학영 의원은 자료를 통해 기업은행(행장 김도진)은 2011년 노후화된 KT링커스 공중전화부스 2000대에 ATM 점포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1684억에 해당하는 손실을 입었고 이 손실액은 고스란이 큐브인사이트의 설비제작 수익으로 돌아가 은행이 특혜성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근혜 탄핵안’이 가결되던 지난 12월 9일, 금융위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기업은행은 은행장의 공백기간이 예상되는 가운데 차기 행장인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전해진다. 이 후 16일 금융노조 기업은행 지부는 행장 인선을 앞두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김도진 부행장 외 2명이 추천됐는데, 그 배후에 현 정부 실세와 친박계가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것.
 
노조는 김도진 부행장을 겨냥하며 “정찬우 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김 부행장을 밀어주고 있으며, 정찬우 이사장이 자리를 만들어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대표와 함께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부정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ATM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이득준 회장이 차기 행장 인사에 개입했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이득준 대표는 KT링커스의 공중전화 박스에 기업은행 ATM 부스를 설치한 하청기업 큐브인사이트의 대표로 사업파트너는 기업은행과 KT링커스 뿐이다. 이득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 있던 사람으로 알려졌고, 아버지가 KT 공중전화에 전화번호부를 비치 관리하는 등의 사업을 했다는 후문이다.
 
기업은행 측은 “공중전화 ATM 사업은 2011년 3월 기업은행 임부장급 회의에서 조준희 전행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고, 회의 직후 미래전략실 김성태 실장(현 부행장)의 지시로 미래전략실에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도진 행장은 대외협력부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하지만 회의에서 지시가 떨어진 지 단 3개월 만에 기업은행은 KT링커스와 시범 사업 계약을 체결했고, 6개월 뒤 2012년 1월 총 10년에 걸쳐 벌일 2000억대의 사업 계약은 졸속으로 체결됐다.
 
이학영 의원실 관계자는 기업은행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기업은행이 이 같은 손실이 뻔한 사업을 먼저 제의했을리 만무하다”며, “해당 사업을 잘 알고 있는 KT링커스와 큐브인사이트의 이득준 대표에게서 나온 구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사전에 논의가 있지 않고서야 사업성이 설명이 안 된다”라며 “댓가성이자 특혜성”이라고 추정했다.
 
▲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대표는 김도진 신임기업은행장 인선에서 부정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5년간 기업은행에서만 16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 사진은 KT링커스 옛 공중전화박스를 이용한 기업은행의 ATM 기기이며, 현재 모든 은행들은 핀테크 시스템 전환과 온라인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ATM을 철수하고 있다. 기업은행만의 ATM기기만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거리에 설치돼 증가했다. 이에 대해 특혜가 아니고서는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이학영 의원실 측은 말했다.ⓒ 이학영 의원실

사업 계약 내용을 들여다보면, 2011년 기업은행이 나서서 KT링커스의 공중전화 5년 동안 용역료를 포함시켜 부스 제작원가를 모두 지불했다. 부스 운영이 중단되면, 나머지 기간 동안 유지대금을 전액 기업은행이 책임져야 부스를 철회할 수 있는 조항까지 추가로 묶어 ‘노예계약’ 수준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앞서 계약이 체결되던 2011년 5년 뒤인, 2016년은 큐브인사이트가 사업을 이어가야 할 시점이자 그 해 말 기업은행장 인선이 있었던 해다. 사업의 연장이 필요한 사업가과 인선에 지원이 필요한 양자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라 볼 수 있다.
 
수순 상 은행 노조 측의 주장대로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사장이 기업은행과의 용역거래를 5년 더 연장하기 위해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함께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기업은행장 자리를 인사 청탁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한편, 지난 5년 동안 기업은행이 ATM 사업에 투자한 비용은 KT와 VAN사에 12년 115억, 13년 326억 14년 422억, 15년 418억 16년 403억 총 1684억원이었고, 수수료수익을 뺀 1662억의 총 손실을 기록했다.
 
큐브인사이트는 ATM사업(99%)만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결산 46.3억, 113억원, 139.5억원, 13.8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은 18.4억, 5.9억원, 2.1억원, 4.2억원을 가져갔다. 이 기업은 앞으로 5년 동안 추가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지난 국감에 KT와 기업은행의 사업에 대해 의혹이 오고갔다” 며 “이번에 이학영 의원이 큐브인사이트라는 기업을 재거론하면서 좀 더 김도진 행장 인선 청탁의혹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길거리 공중전화부스 ATM 사업은 충분한 내부 검토를 거쳐 큐브인사이트라는 하청기업을 선정했다”며 “결과적으로 손실이 났을 뿐 과정 상 이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김도진 행장의 인사 청탁이 이뤄졌다는 4자간 회의는 노조가 주장하는 의혹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해당 사건에서 커넥션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은행 김도진 신임 행장은 취임사에서 “불합리한 것,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을 즉시 버리고 적자 점포는 과감하게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중전화 부스 ATM은 지리상 건물이전 등의 불가피한 3~40여개가 이전했을 뿐, 대부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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