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그룹, 동아제약 시절 명성 되찾을까
동아쏘시오그룹, 동아제약 시절 명성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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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경영권 분쟁·리베이트사건 등 악재… 올초 경영체제 전환
▲ 올초 3세 경영체제로 전환한 동아쏘시오그룹이 경영권 분쟁과 리베이트사건 등 과거의 악재를 뒤로 하고 다시 업계 정상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박카스’ 신화를 바탕으로 50년 가까이 국내 제약업계 부동의 정상을 구가해온 동아쏘시오그룹(구 동아제약)이 얼마 전부터 주춤하는 모양새다. 최근 ‘1조 클럽’을 오르내리며 초점이 집중된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한미약품 등 경쟁업체들과 비교해볼 때 업계의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
 
이는 지난 2004년부터 수년동안 벌어진 경영권 분쟁과 2013년 동아ST 리베이트사건 등이 이어지며 기업 이미지 및 신뢰감이 손상된 배경에 따른다는 분석이다. 그 사이 주요 경쟁사들은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 신약 개발과 해외 기술수출에 매진하며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올초 동아쏘시오그룹은 강신호(91)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강 회장의 4남 강정석(54) 부회장이 신임 회장에 오름에 따라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 수십년간 업계 1위 자리에서 한순간 밀려나
사실 동아쏘시오그룹의 전신인 동아제약이 지금까지 꾸준하게 성장해온 데는 명실공히 강신호 회장의 공이 지대했다. 강 회장은 의사 출신 경영인으로 ‘박카스’ 성공 신화를 이룩하는 가운데 동아제약을 국내 제약업계 선두로 키웠다. 또한, 한국제약협회 회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아제약은 지난 2004년부터 한동안 부자간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당시 후계자로 유력시되던, 강신호 회장의 차남 강문석 당시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사장직에서 해임되면서 부자 갈등이 이어진 끝에 2008년 강 사장은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사태가 가까스로 마무리됐음에도, 그 여파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2010년 동아제약은 9,612억7,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해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다. 더욱이 동아제약은 일반의약품뿐만 아니라 처방약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1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제약업계 1위 업체로 등극했다.

이를 발판으로 동아제약은 2013년 기업 면모를 환골탈태, 동아쏘시오그룹으로 출범하는 대규모 변화를 단행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자회사 관리 및 바이오의약품과 혁신신약 연구개발(R&D) 및 신규사업 투자에 전념하는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 전문의약품과 해외사업 부문을 전담하는 동아ST, 일반의약품과 박카스사업 부문을 전담하는 동아제약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강신호 회장의 4남 강정석 사장을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사업영역을 의료기기 및 의료서비스 분야로까지 확장,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바이오의약품 및 혁신신약 개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치료 위주 제약업종 중심에서 의료서비스 분야 및 신사업군 추가 등 단계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동아쏘시오그룹은 2013년 동아ST 리베이트사건이 터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더욱이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결국 이 사건은 동아쏘시오그룹이 동아제약 시절부터 수십년간 지켜오던 업계 1위 자리에서 밀려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더욱이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 경영진 세대교체하며 전열 정비
올해 초 동아쏘시오그룹은 특별한 변화를 맞이했다. 35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강신호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되고, 강정석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오너 3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강정석 회장은 강신호 명예회장의 4남으로 지난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 메디컬사업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2006년 동아오츠카와 2007년 동아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후계 구도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졌다.
 
이어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에 올라 그룹 전반의 경영을 맡으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을 26.54%로 늘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11월과 12월에 걸쳐 대대적인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 40대 후반~50대 중반의 ‘젊은 피’로 세대교체를 이뤄 새로운 경영체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 강정석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동아쏘시오그룹이 업계 내 ‘반전’에 성공하며 과거 동아제약의 명성을 되찾을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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