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연구 주도… “경쟁사 고위직 영입” 관측도

녹십자홀딩스는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이병건 대표이사의 사임을 밝혔으며, 허일섭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2018년 3월까지 임기가 약 1년 남은 이 대표의 사임에 대해 녹십자 측은 “일신상의 사유”라고 전했다.
이병건 전 대표는 LG연구소, 삼양사 의약사업본부장을 거쳐 지난 2004년 녹십자 개발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부사장에 이어 2010년 녹십자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2013년부터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동안 이병건 전 대표는 업계에서 연구·개발(R&D) 투자 전문가로 손꼽히는 가운데 녹십자의 신약 개발·연구를 주도했다. 제약업계 최초로 녹십자가 북미 현지에 바이오 공장을 설립하고, 중국·캐나다와 브라질에 300억원 규모의 혈액제제를 수출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미국과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전반적인 흐름과 정책에 정통한 인사로도 평가된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미국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하며 해외 글로벌 기업과 국내 제약사를 연결하는,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킹 능력을 발휘했다.
업계 일각에 따르면, 이병건 전 대표가 종근당으로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종근당이 최근 해외 임상 등 글로벌 R&D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역량 있는 전문가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사실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는 신약 개발과 글로벌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된 주요 제약사들이 그에 걸맞는 전문가 영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추세와도 연관이 깊은 것으로 점쳐진다.
종근당 측은 이병건 전 대표의 영입 여부와 관련해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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