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반대’에도 “옳은 정책, 따라오라”는 문명고 교장
신입생 ‘반대’에도 “옳은 정책, 따라오라”는 문명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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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째 학교 떠나, 이미 ‘사망선고’ 국정교과서에 집착하는 학교
▲ 국내 유일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 문명고, 지난달 2명이 학교를 떠난 데 이어 신입생 2명이 추가로 전학을 선언함에 따라 벌써 4명의 신입생이 학교를 떠났다. ⓒ JTBC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국내 유일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 문명고, 지난달 2명이 학교를 떠난 데 이어 신입생 2명이 추가로 전학을 선언함에 따라 벌써 4명의 신입생이 학교를 떠났다.

2일 문명고 강당에선 신입생 입학식이 열렸다. 입학식이 열리기 전 신입생 150여명과 학부모들은 “교장선생님은 사퇴하라” “사퇴하십시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또 이들은 ‘국정교과서 철회’라고 적힌 리본을 옷에 달고 입학식장 안에서 피켓을 들었다. 대다수 신입생들도 ‘국정교과서 철회’ 리본을 달았다.
 
그러면서 김태동 문명고 교장이 자리를 떴다. 동시에 입학식은 파행을 맞았다.
 
학생과 학부모는 또 교장실 앞으로 이동해 김 교장을 상대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날 신입생 학부모 2명은 자녀들이 입으려던 교복을 김태동 교장에게 반납한 뒤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겠다고 통보했다. 지난주에 신입생 1명이 입학포기, 다른 1명이 전학을 택함으로써 학교를 떠난 신입생은 총 4명째다.
 
한편 김 교장은 입학식이 파행을 맞은 뒤, 취재진과 일문일답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강력하게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데 대해 “의견이 있더라도 우리가 옳은 정책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행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또 학교를 떠난 학생들에 대해선 “그 사람도 우리 뜻을 따라 줬으면 좋겠는데, 우리 학교가 하는 일이 자꾸 어머니들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시는데, 학생들을 자꾸 어머님들이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학부모 탓을 했다.
 
그는 ‘대다수가 반대하는데 옳은 일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분들은 그 분들의 주장을 하는 것이 맞고, 저는 저의 주장을 하는 것이 맞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절차에 문제가 없었음을 거듭 항변했다.
 
당초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했던 구미의 오상고는 학생들의 반발로 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이같은 사례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표 국정교과서’는 예상대로 현장에서 완벽한 사망선고를 받았는데, 학교가 학생들과의 소통도 거부하고 밀어붙이면서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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