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쓰이는지도 모르는 ‘대학 입학금’ 왜 100만원씩이나…
어디 쓰이는지도 모르는 ‘대학 입학금’ 왜 100만원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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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위해 쓰이는 돈 거의 전무, ‘입학허가’ 쥔 채 부당징수
▲ 대학 입학 시기를 맞아 대학 입학금 문제가 또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등록금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사립대학도 흔히 있을 정도다. 그러나 막상 입학금에 대한 명확한 산출근거가 없다. 2일 반값등록금국민본부, 고려대·이화여대·한양대·홍익대 총학생회 등은 고려대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학금 폐지를 거듭 촉구했다. ⓒ 뉴시스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대학생들에겐 한학기 수백만원에 달하는 높은 등록금은 언제나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교재비, 실습비, 식비 등을 따지면 한학기에 들어가는 돈은 정말 막대하다.
 
게다가 대학 입학 시기를 맞아 대학 입학금 문제가 또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등록금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사립대학도 흔히 있을 정도다. 그러나 막상 입학금에 대한 명확한 산출근거가 없다.
 
실제 지난해 청년참여연대가 전국 34개 대학을 대상으로 입학금 산정 자료와 집행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한 결과, 정보공개에 응답한 28개 학교 중 26개 학교가 입학금 산정 자료 및 기준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28개 학교 중 20개 학교는 입학금 지출내역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입학금을 낸 신입생들에게 들어간 돈은 거의 없다. 각 대학들은 입학금만으로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청년참여연대가 한신대에 요청해 받은 정보공개청구 결과에 따르면, 한신대는 지난 2015년 학생 1인당 92만6천원씩 약 10억9천800여만원의 입학금을 징수했다. 하지만 한신대는 학생증 발급 및 입학식 개최에 불과 387만8천원을 지출했을 뿐이다. 고작 0.4%정도만 신입생을 위해 지출한 셈이다. 99.6%의 ‘잉여금’이 남은 셈이다.

참여연대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고려대·이화여대·한양대·홍익대 총학생회는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학년도 각 학교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입학금 폐지를 논의했지만 많은 대학이 100만원에 이르는 입학금을 징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해 100만원대의 입학금에서 3만8천원을 내렸지만 여전히 100만원에 육박한 99만3천원을 징수했다. 한국외대, 홍익대, 인하대, 세종대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0만원 가까운 입학금을 걷었다.
 
이들은 “교육부가 입학금을 교직원 인건비와 학생복리비, 시설비 등 학교 운영 전반에 드는 비용과 합쳐 쓸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려 집행 내역과 산정 근거 등을 정확히 알 수 없게 했다”며 “신입생들을 위해 써야할 목적의 입학금이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특히 “더욱 큰 문제는 입학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대학이 입학허가를 내주지 않는 시장지배력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 때문에 학생들은 100만원에 육박하는 입학금을 어쩔 수 없이 납부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지난해 입학금의 불공정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법원에 입학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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