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실습생의 죽음, “회사는 소모품으로 생각했다”
콜센터 실습생의 죽음, “회사는 소모품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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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노동착취-부당 노동행위 실태 ‘수면 위’
▲ 지난 1월 전북 전주의 한 이동통신회사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여고생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저수지에 투신해 숨졌다. 그러면서 청소년 노동착취 와 부당 노동행위 실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진은 7일 전북 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를 구성하고 해당 통신회사 사무실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모습 ⓒ 뉴시스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지난 1월 23일 전주의 한 저수지에서 한 여고생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숨진 지 40여일이 지난 시점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청소년 노동착취 와 부당 노동행위 실태가 전해지면서다.
 
전주의 한 특성화고교 졸업을 앞두던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한 통신회사의 콜센터 현장실습생으로 근무했다. A씨는 교육을 마친후 해지방어(SAVE) 팀에 배정됐다. 통신서비스를 해지하려는 고객을 설득하는 부서로서 업무강도가 높다. 그래서 베테랑 근무자들도 꺼리는 부서다.
 
그러면서 엄청난 업무 스트레스를 받았고, 회사의 상사들이 실적을 강요하고 야근이 잦다는 말도 종종 부모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A씨의 아버지는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알기로는 그냥 A/S 콜센터인지 알고 저희는 그냥, 가서 일 한번 열심히 해 봐라. 그렇게 승낙을 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게 아니고 통신사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려고 하면 그걸 방어하는 일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A씨같은 경우)소비자들한테 욕이라든지 그런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듣는가 보더라고”라고 말했다.
 
그는 “많이 방어를 못하면 위의 상사들한테 많은 압박을 받는가 보더라고. 집에 와서 그래요. 소비자들한테 많이 욕도 얻어먹고 심한 소리 들으면 몇 시간 울었다고 그런 소리를 몇 번 했다. 또 상사들이 위에서 압박주는 거 그건 정말로 못 참겠다고 스트레스가 너무나 쌓인다고 그러더라고”라며 딸이 많이 힘들어했음을 전했다.
 
A씨 아버지는 “A씨 친구들에 따르면, 회사는 직원들을 모아두고 ‘이거뿐이 못하느냐’ ‘그까짓 것도 못하냐’ 등 소리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이제 20살도 안 된 어린 것을 베테랑도 가기를 꺼려하는 부서에 넣어놨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왜 그러냐하면 회사는 실습생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더라고, 힘든 부서는 서로 안 가려고 하니까 실습생들을 넣어버리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제2의 제3의 A가 절대 나오지 않았으면, 사회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나는 그 한마음 때문에 지금 제가 이렇게 언론에 호소도 하고 있고 그런 입장”이라고 호소했다.
 
지난 2014년 10월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B씨(당시 30세, 여성)도 ‘부당한 노동행위와 수당 미지급이 어마어마하다’는 고발성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회사측은 A씨의 죽음이 안타깝다면서도 “과도한 노동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A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회사의 부당 노동행위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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