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부재, 삼성전자 고공행진 왜?
이재용 부회장 부재, 삼성전자 고공행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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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하만인수 승인, 갤럭시S8 기대감↑
▲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공공행진을 이어가며 총수 부재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오너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증인 출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뇌물제공 혐의 의혹으로 법정 구속된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200만원을 돌파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0월27일 등기이사로 선임된 당시 주가가 157만3천원에서 9일 현재 201만원으로 43만원이 올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주가가 200만원을 넘어서며 1분기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4월 갤럭시S8이 출시되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 총수 공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훨훨’날면서 총수부재로 인한 삼성의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재계 일각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삼성, 총수공백 無 vs 복귀 서둘러야
그렇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에 없을 경우 삼성 경영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현 상황만 보면 기우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은 ‘옥중 경영’을 이어가며 지난달 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 자율 경영, 그룹 사장단 회의 폐지, 대관업무 조직 해체, 기부금 일정기준 이상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후 집행 등의 쇄신안을 내놓았다.

EU 집행위에서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 사업 전문업체인 하만을 인수하기로 한 것을 승인했고, 공정위에서도 문제없다며 승인 통보 하며 관련 업종에서 선두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게다가 반도체 특수라는 대외환경까지 뒷받침 해주면서 최근 삼성전자의 분위기로만 보면 총수 부재의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탄력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삼성전자의 위기가 오히려 변화를 일으켜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외신들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 당시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반응과 한국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주장이 공존했었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지난달 18일 “현재 삼성에게 좋지 않은 소식들만 가득하지만 이 부회장이 국제적인 얼굴이 아니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대중의 인지도가 다른 거대 IT CEO들과 비교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란 게 이유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의 구속이 장기화 될 경우 ‘옥중경영’의 한계 때문이라도 인수합병 및 굵직한 투자 결정 등  주 현안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하루속히 경영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현재 삼성은 ‘이재용 구하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9일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재용 변호인단측은 “특검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말했다. 1심 재판 결과는 5월 말에나 나올 예정으로 무죄가 선고될 때까지 삼성의 총수 공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혼란은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속한 경영 복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쇄신안에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만큼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뉴 삼성’을 지휘해야 하는 의견이 나온다. 7위에서 49위로 추락한 미국 내 삼성전자 브랜드 평판 순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신속히 이뤄져야 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 구속된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200만원을 돌파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0월27일 등기이사로 선임된 당시 주가가 157만3천원에서 9일 현재 201만원으로 43만원이 올랐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이재용 경영권 승계, 삼성전자 고공행진 得 적어
삼성전자가 잘 나가면 이재용 부회장에 득이 될까. 삼성의 지배구조를 놓고 보면 그리 득(得) 될 게 못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려면 상속세를 내야하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고공행진을 할수록 이에 따른 천문학적 돈을 들여야 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지분 17.08%,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2%를 통해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키웠다. 복작한 지배구조 탓에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주사 전환도 쉽지 않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8일 논평에서 “수많은 계열사들의 분할과 합병을 거쳐야 하는 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보다 훨씬 더 어렵고, 삼성그룹과 이재용 부회장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전에는 시도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며 “현재의 야당 진영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삼성이 ‘자사주 마법’을 통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여야 합의가 안되면서 불발된 상태라 시간은 벌었다.

다만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상법 개정안이 불발된 시기에 빠른 속도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야 이재용 부회장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투자부문(지주회사)과 사업부문(사업회사)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이미 확보한 12.8%의 자사주를 활용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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