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18대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 장본인이 되면서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 의혹을 받았던 그룹 총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CJ 등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지 이들 그룹은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헌법재판소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최순실씨가 국정농단에 관여한 점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박 대통령을 파면한다”고 선고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문 전문에 따르면 최순실씨 사익추구를 위해 박 대통령이 관여했다고 밝히면서 KT, 현대기아차, 롯데, 포스코 등을 거론했다. 때문에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롯데, CJ 외에도 KT, 현대기아차, 포스코에 불똥이 튈까 사태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이 대기업 수사를 본격화 할 경우 그동안 배제됐던 그룹들을 재차 소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 선고문에 언급된 대기업 ‘선긋기’
10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주주총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최순실 게이트 의혹과 관련 헌재가 대통령 파면 결정을 선고하며 포스코를 언급한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을 통해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포스코가 스포츠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가 스포츠팀의 소속 선수 에이전트나 운영을 맡도록 했다”는 선고문에 대해 권 회장은 “안 전 수석이 포스코에 여러모로 관여를 했다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다. 여파가 계열사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포스코 정규직 임원들까지는 영향이 안 미치도록 부단히 노력해서 그 영향력이 최소화되도록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KT의 경우 “안종범을 통해 KT에 특정인 두 사람을 채용하게 한 뒤, 광고업무를 담당하도록 요구했다. 그 뒤 플레이그라운드는 KT광고대행사로 선정되어 KT로부터 68억원 이르는 광고를 수주했다”고 나온다.

현재 KT는 비선실세 최씨의 측근인 차은택 재판에 황창규 KT회장이 증인으로 신청되는 등 완전히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황 회장은 안종범의 압력을 받고 이동수씨와 신혜성씨를 채용하고,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에 일감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최서원(최순실)으로부터 케이디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고 안종범을 시켜 현대자동차그룹에 거래를 부탁했다…안종범은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 지시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자료를 전달했고,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신생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9억여 원에 달하는 광고를 발주했다”라고 나온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한 채 이미 검찰 수사로 끝난 상황이라고 언급 자체를 꺼려했다.

◆롯데 안심하긴 일러
한편 특검이 삼성 수사에 전력을 쏟아 제대로 수사를 하지 못한 롯데에 대한 수사도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대가로 뇌물을 건넸다는 혐의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탄핵 정국과 상관없이 수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