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인생을 비추어낸다
우리네 인생을 비추어낸다
  • 강정아
  • 승인 2006.09.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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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 '길' 11월 2일 개봉
배창호 감독의 신작 '길'이 오는 11월 2일 개봉을 맞는다. 82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데뷔해 '고래 사냥' '깊고 푸른 밤' '기쁜 우리 젊은 날' 등 다양한 작품으로 온 국민의 마음을 울리며 메가 히트를 기록, 당시 헐리웃 영화 일색이던 극장가에 우리나라 영화제작의 가능성을 심어주었던 선구자적인 존재 배창호 감독은 이미 80년대 말부터 '황진이' '꿈' '안녕하세요 하나님' 등의 작품으로 단순히 대중성 뿐 아니라 한국의 영화사와 예술적 성취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 90년대 이후 '젊은 남자' '러브 스토리' '정' '흑수선' 등 폭넓은 행보로 영화계를 풍부하게 해왔다. 언제나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었던 배창호 감독은 (언제나) 각각의 이야기에 맞는 영화적 표현과 제작방식으로 새롭게 출발했던 흔치 않은 모험가. 이번 작품 '길'은 20여명의 스탭들과 함께 5억여 원의 독립제작방식으로, 첫 작품 개봉 이래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가 현재 서 있는 ‘길’의 소박하면서도 다정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2005년 필라델피아 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며 광주영화제 폐막작으로도 선보였다. 70년대, 무거운 모루를 지고 남도 각지의 장을 떠도는 대장장이 태석은 다음 장을 향해 가던 중 서울에서 내려온 신영이라는 여공을 만난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간다는 그녀는 어울리지 않는 빨간 코트에 커다란 스마일 뱃지를 단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처녀. 한편 태석은 20여 년 전 어떤 사건으로 집을 나선 이래 돌아가지 못하고 줄곧 떠돌며 길 위에서 인생을 보내고 있는 사내다. 눈 덮인 산길을 따라 신영이 사는 외딴 화전민 마을로 향하던 태석은 신영이 20년전 자신을 배신했던 득수의 딸임을 알게 된다. 한국의 70년대와 5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길'은 결코 어색하지 않게 재현한 시대모습과 디지털이 아닌 필름으로 담아낸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길’의 풍경을 눈물이 날 정도의 아름다움으로 관객의 마음을 적시는 작품이다. 주인공 태석 역을 배창호 감독이 직접 맡아 '개그맨', '러브 스토리'등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에 신작을 추가했다. 감독 스스로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20년을 떠돈 대장장이 태석은 언제까지고 ‘길 위의 나그네’인 우리네 인생을 맑게 비추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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