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정미 “비록 오늘은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떠나는 이정미 “비록 오늘은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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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면,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
▲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선고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사를 통해 화합과 상생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박근혜 탄핵판결을 앞두고 급한마음에 헤어롤을 달고 출근한 이정미 권한대행. 사진 / 고경수 기자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선고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그가 13일 퇴임하면서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박근혜 파면이 결정된 지 사흘 만이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저는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 파면 결정을 한 데 대해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도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는 한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고전 한 소절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로 지난 3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다. 이 권한대행은 지난 1987년 판사로 임관했고, 2011년 3월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 헌법재판관이 됐다.
 
그는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의 퇴임 뒤에 권한대행을 맡아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했다. 이 권한대행의 퇴임 이후엔 김이수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으며, 당분간 7인 체제로 운영된다.
 
한편, 친박단체로부터 이 권한대행에 대한 신변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최고 수준의 ‘경호’가 유지된다. 이는 다른 재판관들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선고 직전과 마찬가지로 경찰이 재판관들을 24시간 근접 경호하고, 자택 주변에 대한 순찰도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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