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비전문가 사외이사진 구성에 ‘설왕설래’
현대상선, 비전문가 사외이사진 구성에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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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분야와 거리 멀어
▲ 현대상선이 사내 의사결정 최고기구인 이사회의 신규 사외이사진을 비전문가로 구성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국내 유일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이 사내 의사결정 최고기구인 이사회의 신규 사외이사진을 비전문가로 구성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24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황영섭(59) 신한캐피탈 상임고문, 전석홍(61) 서진에너지 회장, 김규복(66)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는 12년째 연임하고 있는 전준수 서강대학교 석좌교수를 포함한 사외이사 4명과 유창근 대표, 김정범 비상경영실장(전무) 등 사내이사 2명을 합해 총 6명으로 구성된다.
 
논란의 초점은 이들 신규 사외이사 3명이 모두 금융권 출신으로 해운 분야와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우선 황영섭 신한캐피탈 상임고문은 1991년 신한캐피탈에 입사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사장을 역임하며 캐피탈 업종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금융권 인사다. 특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02~2006년 당시 신한캐피탈 대표로 재직할 당시 투자금융본부 부장과 본부장으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전석홍 서진에너지 회장은 2005년 우리은행 수신서비스센터장을 거쳤으며,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재정금융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지냈다. 2009년 선박투자회사인 세계로선박금융 감사를 역임하기는 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던 이력을 갖고 있어 정치권 출신 인사에 가깝다는 평가다.
 
김규복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은 2003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2008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역임한 재무·예산 관료 출신 인사다. 2000년대 초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할 당시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동안 현대상선 사외이사들이 회사의 주요 정책·의사 결정 과정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번에는 해운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사들로 이사진을 개편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위기를 겪으며 자율협약에 들어간 것은 사외이사들이 부실경영 감시를 소홀히 한 데도 원인이 있다”면서 “이제라도 해운 분야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해운전문가가 사외이사로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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