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노리는 문재인’ 비판, ‘민주당 개헌파, 동참’, ‘자유당, 당장 이혼’ 요구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라면서, 대선 전 개헌 불가능을 개헌 반대,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 인정 또는 수용으로 몰아붙이면서 개헌파들의 폭넓은 결집을 노리는 빅텐트론 내지는 비문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 “문재인 개헌반대, 제왕적 대통령되고 싶어서...비겁하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개헌반대론자로 몰아붙이면서 전가의 보도처럼 써오던 ‘문모닝’을 이어갔다. 이는 당 내에 대선 전 개헌에 반대인 안철수 전 대표와 현실적인 회의론자인 박지원 대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단을 제외하고는 3당 개헌합의에 소극적이거나 반대의견을 보이는 상황을 감안해, ‘문재인 때리기’라는 누구나 동의하는 방법부터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6일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가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조금만 버티면 제왕적 대통령이 될 거라고 착각해서”라며 “정치지도자로서 비겁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는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꼈다.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의 분산을 위해 개헌과 개혁입법을 통과시키자고 했고 민주당도 동의해 개헌특위를 출범시켰다”며 “민주당은 그러나 문 전 대표가 반대한다고 비겁한 침묵과 반대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에 문 전 대표가 ‘개헌 논의를 막는 것은 월권이자 독재적 발상’이라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을 공약한 바 있다”며 “그런데 개헌에 반대한다며 박 전 대통령 4년 동안 공약을 안 지킨다고 비난한 문 전 대표가 스스로 개헌 공약을 어겼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서 개헌에 찬성하는 의원들에 대한 내부 단속에 나서니 탈당까지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는 걸로 안다”고 민주당 내부 흔들기를 시도하면서, 대선·개헌 동시투표를 ‘한여름 밤의 꿈’이라고 말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니라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인동초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박주현 의원도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가 이에 대해 개헌 논의 자체를 막는 그런 발언과 태도를 보이는 것에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으며 이용호 의원은 “대선주자들이 나서서 정치공학적으로 유불리를 따져 개헌에 반대하는 건 역사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라며 “문 전 대표는 ‘국민에게 물어봤나’라고 묻는데, 국민에게 물어보기 위해 국민투표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틀어 말했다.
◆바른정당 “민주당 개헌세력, 친문 눈치 보지 마” “자유당, 바람 폈으면 이혼해라”
유승민 의원을 제외하고는 크게 반발이 없는 바른정당은 외연확장을 꾀하고 있다. 민주당 내 개헌파들에게는 개헌 논의에 동참을, 자유당 내 비박계에게는 개헌동참을 위한 탈당까지 제안하면서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6일 중진회의에서 “무엇이 두렵냐. 더불어민주당 내 양심적 개헌세력은 더 이상 친문패권 눈치 보지 말고 결심해 달라”며 동참을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야3당의 개헌 합의에 대해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대단히 유감스럽고 실망”이라며 “개헌은 국민주권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바른정당은 조기 개헌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비박계 의원들에 대한 설득과 요구도 이어졌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한국당에는 탄핵에 찬성하고 패권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한국당 내 양심세력은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삼성동 십상시와 당당하게 결별하라”고 요구했다.
이 의장은 “지상욱 의원처럼 용기 있게 결단하길 바란다. 여러분의 선택을 국민들이 기억하고, 역사가 기억할 것”이라며 “바른정당은 친박 폐족, 삼성동 십상시를 제외한 한국당 모든 의원들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고 동참을 설득했다.
김성태 사무총장도 “한국당에서 각방을 쓰고 있는 분들께 말한다. 남편이 바람 폈으면 당당하게 이혼하는 게 답”이라며 “남편이 바람피웠다고 이혼하지 않는 것은 구시대적이고 봉건적 사고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나경원 한국당 의원이 “남편이 바람피웠다고 본처가 이혼해주면 남편만 좋은 것 아니냐”고 한 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 총장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 1당을 빼고 개헌이 되겠느냐’고 했는데 패권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며 “지금 요구되는 시대정신은 타인을 배제하고 성과를 독식하는 패권정치가 아니라 타협하고 협의하는 연대 정치”라고 되받아쳤다.
◆자유당 “민주당의 개헌 반대는 권력독점욕에서 나온 정략적 사고”
탄핵책임론, 황교안 권한대행 불출마 등으로 경황이 없는 자유한국당에서는 지상욱 의원이 바른정당으로 이적하자, 같은당 내 개헌파의 비문, 개헌파의 결집 보다는 우선은 민주당과 문 전 대표의 공격을 통해 개헌의 당위성을 내세웠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3당은 이제 단일개헌안이 만들어지면 각당 의원총회를 거쳐서 다음 주 정식으로 개헌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그 이후에는 헌법이 정한 절차대로 국민 공고와 국회 의결, 국민 투표를 거쳐서 역사적인 개헌이 이뤄질 것”이라고 로드맵을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런데 민주당은 이런 역사적 개헌 작업에 지금까지 동참해놓고서 이제 와서 딴지 걸고, 실질적으로 개헌을 저지한다”며 “국회 개헌특위가 설치돼 꾸준히 활동해온 것이 언제인데 또 자신들도 개헌특위에 참여해서 함께 수많은 논의를 해왔으면서 이제 와서 엉뚱하게 개헌을 3당 만의 정략적 논의라고 폄하하는 이런 주장을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들이 정권을 잡은 가능성이 커지자 우리는 패권적 대통령 권한을 가져야 된다는 생각 아니냐"며 "민주당의 개헌 반대는 한마디로 권력독점욕에서 나온 정략적 사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개헌은 대한민국 100년 대계 기틀을 새롭게 짜고 다시는 국가와 대통령의 불행이 오지 않도록 분권과 협치의 정신에 기반해서 21세기적 국가운영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은 권력독점에 눈이 어두워 개헌에 반대하는데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국회, 개헌안 발의되면 의결 두고 치열한 논쟁으로 대선정국 혼란 초래
개헌론에 대해 민주당과 정의당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론에서는 물리적으로 가능하면 어쩔 것이냐는 반박을 제어할 수 있을지 새롭게 제기되는 의문이다. 발의는 되도 의결은 불가능하다는 불가론이 과연 그럴까라는 반란론의 되치기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정한 일정대로라면, 3당은 이번 주 내에 개정안을 가다듬고 다음 주 중 내부 동의를 거쳐 발의를 하게 된다. 과반수인 발의까지는 충분히 3당의 일정대로 진행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자유당의 이탈표가 걱정이지만, 민주당 내 반란표를 대거 흡수한다면 200석을 넘기며 의결까지도 가능해 질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결여부에 대한 결과론은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발의 후 공고와 의결까지, 국회는 치열한 찬반의 격론에 휘말릴 것이고 정국은 대선이 아닌 개헌국면이 될 수 있다. 아니 대선과 개헌이 혼재되어 대선 후보의 변별력을 희석시키고, 유권자들의 판단력에 혼란을 초래하는 혼전의 양상이 빚어질 것이다. 즉각 퇴진이냐 명예로운 퇴진이냐, 하야냐 탄핵이냐, 인용이냐 기각이냐 등 고비고비 마다 고차방정식을 풀어 대통령을 겨우 파면하고 대선만을 앞 둔 상황에서 논란꺼리가 늘수록 유권자의 판단은 어려워지고 혐오감도 늘어날 것이다.(빅텐트의 성공여부는 논외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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